예민함은 섬세함의 다른 이름일 뿐
예민함에 관한 책을 쓰기로 출간 계약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5개월 정도가 되어가네요...
부끄럽고 사적인 이야기들을 매번 찾아와 읽어주시는 작가님들 덕분에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꾸준히 라이킷을 눌러주시고 댓글 남겨주시는 작가님들께 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을 쓰면서 매번 고민하곤 합니다.
이름 없는 한 개인의 소소한 이야기가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공감을 얻고 함께 소통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쓰면 좋을까?
예민함에 관한 책을 쓰기로 결정한 것은
예민함을 극복해보려는 '삽질'이 제 삶을 관통하는 나름의 서사였기 때문이에요.
사실 저의 예민함은 주관적인 기준일 뿐,
그렇게 대단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한번 입에 대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프링글스 같은 맛은 아니죠.
나약하고 소심하고 상처에 취약하고 자기 방어에 급급해 뾰족뾰족하던 제가
조금씩 똥글똥글함을 찾아가는 과정도 그렇게 드라마틱하진 않습니다.
다만, 예민한 성격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저의 경험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용기 내어 저의 부끄러운 시간들을 꺼내 보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예민함을 안고 살아가는 잠재적 고슴도치 인지도 모르겠어요.
살아있는 한 언제든 취약해질 수 있는 게 인간의 마음이니까요.
어제, 일 관련해 세 분과 식사자리를 했는데,
"작가님은 책 출간 안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안 그래도 계약해서 요즘 열심히 쓰고 있다고 했더니, 어떤 내용의 책인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예민함에 대한 에세이예요..."라고 했더니 세 분이 동시에 화들짝 놀라며
똑같은 반응을 하셨답니다. 바로 이렇게요.
"어머, 작가님 예민하세요???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
하하하. 그 말에 어찌나 웃음이 나오던지...
사실 식사를 하는 동안 속으로는 긴장하며 나름 숨 죽이고 있었거든요.
똥글똥글해진 게 아니라 태연한 척하는 연기가 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요?
아무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뺨치는 연기였다고 해도
나름의 여유와 배짱이 생겼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결론은... 저, 똥글똥글해진 거, 맞는 것 같습니다!
예민함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점점 확신하게 된 게 하나 있는데요.
예민함은 결국 섬세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입니다!!
예민한 사람들은 나와 세상을 귀한 유리잔 다루듯 섬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 저의 예민함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당신도 예민한 사람인가요? 당신의 예민함은 어떤가요?
글을 쓰며 너무 제 얘기만 한 것 같아서...
여러분의 '예민함' 이야기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저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를 책에 담고 싶네요^^
P.S. 저의 남은 이야기는 앞으로 올릴 글을 통해 더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