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드러내는 무대가 아닌 전시회
퍼거슨 감독의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SNS를 하지 않는 이성을 이상형으로 꼽기도 한다. 그만큼 SNS에는 부정적 시선이 따라붙는다.
보여주기식 삶, 비교로 인한 자존감 하락, 관종, 인정 결핍, 가짜 세계… 아마 그들이 비판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일 것이다. 그들의 시선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인스타그램을 끊어야 한다거나, 여기 쓰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문득 ‘나는 왜 인스타그램을 하는가?’를 곱씹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했다. 그냥 하고 싶으니까 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인스타그램은 내 본능을 자극하는 장치라는 것을. 사회와 간접적으로라도 연결되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감각. 그것들이 본능 깊숙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퍼거슨의 말처럼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걸까? 망설임 없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스타그램은 내 삶을 더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창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는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누군가와 간접적으로 연결되며, 때로는 영감을 얻는다. 인스타그램이 세계적인 플랫폼이 된 이유도 바로 이런 인간 본능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 본능에 충실한 것이 부끄럽지 않다.
물론 누군가는 말한다. “SNS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건 자존감이 없는 행위다.” 그러나 나는 묻고 싶다. 욕구와 본능에 충실한 게 정말 잘못된 일인가?
나는 퍼거슨처럼 위대한 인물은 아니지만, 최소한 나 자신을 속이지 않고 나의 본능과 욕구에 솔직한 삶을 살고 싶다. 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본능과 욕구를 억제하는 것이 아닌 본능과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이 정직한 지다.
SNS는 인생의 낭비가 아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무대를 꾸미기 위해 허세와 가짜 삶에 갇히거나 남과 나 자신을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무대는 조명과 연출이 필요하지만, 전시회는 작품 자체로 말한다.
나에게 인스타그램은 꾸며낸 무대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조용히 걸어두는 전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