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미래의 톱니바퀴
사회 초년생이 되면 이런 말이 쏟아진다.
월급의 몇 퍼센트는 저축해야 한다, 해외여행이나 비싼 취미에 돈을 쓰는 건 사치다, 결혼 전까지 얼마를 모아야 한다…
듣고 있으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나는 그 말들이 하나의 '사회적 잣대'처럼 느껴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족쇄처럼, 사회는 정해진 틀 밖으로 벗어나면 잘못된 인생을 사는 것처럼 규정한다.
물론 모두가 그 틀에 얽매여 사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간다.
사회가 정해준 길을 걷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일까?
나는 그 길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고, 후회 없이, 그리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사는 인생이라 믿는다.
설령 누군가의 눈에 한심해 보이더라도, 그 길 위에서 내가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나는 미래를 위해 절제하는 삶, 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순간을 즐기는 삶 양 극단을 모두 경험해 보았다.
26~27살에는 2년 중 22개월을 바다에서 승선 근무하며 휴가마저 반납하고 극단적으로 절약하고 저축했다.
그리고 29살에는 1년 동안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쉬어가는 시간을 보냈다.
두 극단을 모두 살아본 뒤 깨달았다.
현재와 미래는 각자 떨어져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아니라, 맞물려 함께 움직이는 하나의 장치라는 것을.
미래만 바라보면 번아웃이 오기 쉽고, 현재만 즐기면 불안이 스며든다.
그래서 나는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미래의 범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 현재를 누린다.
와인과 여행, 미식에 기꺼이 돈을 쓰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자산 성장을 위해 미국 지수 추종 ETF에 꾸준히 투자한다.
사회가 정해준 목표치나 규칙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흐름대로 현재와 미래의 톱니바퀴를 굴리는 것, 그 기준을 정한 뒤로는 남들의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삶이 사회의 잣대에 맞지 않는다며, 와인과 여행, 미식을 즐긴다는 이유만으로 ‘허세’라고 하거나 계획 없이 현재만을 즐긴다고 단정 지었다.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톱니바퀴를 굴릴 뿐이었지만, 그들의 눈에는 달리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다. 내가 정한 삶을 해명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누구나 처한 환경과 목표가 다르고, 행복의 모양도 제각각이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어떤 삶을 살든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다. 악착같이 모으든, 명품으로 치장하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 삶은 존중받아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단 하나다.
정답은 사회의 잣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삶에 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원하는 길을 걸어갈 때 비로소 후회 없는 행복한 인생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