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보다 무서운 건, 살아보지 못한 인생의 공백
내 지인 중 한 사람은 늘 복리의 마법을 노래했다.
그는 말했다.
“같은 금액을 10년 먼저 투자하고 멈춘 사람이, 그 뒤 30년 동안 꾸준히 투자한 사람보다 은퇴할 때 더 앞서 있을 수 있다.”
남들이 술잔을 기울일 때, 여행을 떠날 때 그는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 돈 아껴서 투자했으면, 지금 자산이 얼마일 텐데…”
그의 눈에는 즐거운 소비조차 낭비처럼 보였다.
그의 원칙은 분명했다.
휴대폰 요금은 배당금으로 내야 했고,
배당이 늘어나면 자동차 할부금도 그 돈으로 감당해야 했다.
그에게 자산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이었다.
그의 절제력과 의지는 존경스러웠다.
하지만 인생을 숫자로만 재단하는 태도는 어쩐지 아쉬웠다.
젊을 때 절제하고 복리를 최대한 쌓아 노동의 시간을 줄이는 것도 멋진 삶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더 두려운 것은, 놓쳐버린 그래프가 아니라 살아보지 못한 인생의 공백이다.
나이가 들수록 감각은 무뎌지고, 설렘은 줄어든다.
시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각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경험들이 있고, 같은 경험이더라도 각 시기마다 느낄 수 있는 배움과 감정이 있다.
그래서 나는 각 시기마다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 순간이 나를 성장시키고, 내 인생의 빈칸을 채우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소비했던 돈들을 복리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까.
아마 상상보다 훨씬 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숫자들을 따라가며 살아왔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면, 그 복리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때의 추억, 경험이 빠진 채로 쌓인 자산은 결국 공허한 껍데기였을지 모른다.
숫자로 보이지 않을 뿐, 추억과 경험도 복리로 쌓인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복리는, 돈보다 오래 남고, 때로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