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7일 금요일, 바다와 자유
맑은 하늘에 흐르는 구름이 예쁜 날이었다. 창이 크게 난 카페, 내가 사랑하는 이호테우,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바에 갔다. 하루 종일 어딜 가든 온 감각에 힘을 풀고 들리는 것들과 보이는 것들에 집중했다. 잔과 잔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고, 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는 표지판은 여유로워 보였고, 흘러가는 구름이 얼마나 빠른지 느꼈고, 작열하는 태양의 힘을 실감했고, 그만큼 힘 있는 태양 아래에 있는 물빛은 얼마나 찬란한지 느꼈다. 모래알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 작게 빛나는 아름다움은 뷰파인더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 역광은 사람들의 뒷모습을 행복하게 빛낸다는 것, 썰물은 또 다른 섬을 만든다는 것. 그 사실들이 아름다웠다.
해와 가까운 하늘은 먼저 붉어졌고 한참을 푸르던 반대쪽 하늘도 금세 저물었다. 해 질 녘 바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tommy’s party가 흘렀고, 음악과 잘 어울리는 속도로 해가 떨어졌고, 해 떨어진 뒤 바다 끝의 배들은 점선 같은 불빛을 만들었다. 한참을 앉아 고민하다가도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있으면 혼자가 아닌 듯했다. 나를 위로해 줄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당장이고 바다를 보러 갈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무한한 자유 속으로 밀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