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6일 월요일, 부드러운 변화
우연찮게 다정한 공간을 찾았다. 환경을 사랑하는 카페였다. 식품 1kg당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에 대한 판넬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고, 그 옆에는 환경 도서로 가득 찬 서가가 있었다. 나는 두유로 변경한 북극곰 라떼와 비건 쿠키를 시켰고, 서가에서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집어 들고는 편안한 좌식 자리에 앉았다. 그 어느 곳에도 환경 사랑을 강요하는 곳이 없었지만, 사랑을 실천하면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돌아왔다.
우유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두유로 변경 감사합니다. :) 우리의 지구도 행복해하고 있을 거예요. X-)
쿠키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재료(버터, 우유, 계란)를 배제하고 만들었어요.
진한 버터향과 자극적인 단맛은 없지만 담백한 맛이 매력이랍니다. X-)
고객님 취향에도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
<환경에도 건강에도 무해한 스물다섯 수제 쿠키>
다정함의 단단한 힘에 대해 생각했다. ‘기후 변화가 심각하니 환경을 사랑하세요’가 아니라, ‘이렇게 쉽게 바꿔 볼 수도 있어요’, ‘변화에 동참해 주셨어요’를 통해 온기를 전달하는 힘. 몇 명이나 이곳에서 변화에 동참하고 싶어졌을까. 그런 상상을 하면서 쪽지를 뒷면으로 돌려 보았고, 이내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도 강요하지 않는 다정함이 있을 줄은 몰랐다.
Save the earth!
이 메모지는 이면지를 활용했습니다. :)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사용하는 습관!
그중 하나는 이면지 활용입니다.
카페의 방명록에는 이 카페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무해한 공간이기에 모두 무해해졌기 때문이지 않을까. 앉은자리에서 완독한 책의 프롤로그에는 그런 문장이 있었다. ‘세상에 해가 되지 않는 건, 결국 나에게도 무해한 일’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돌려드리고자 엽서를 꺼내고 몇 자 적어 두고 왔다. 부드러운 변화의 행보를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