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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브엔소닉 Jun 29. 2020

내한공연 스페셜리스트: Doindie

시대를 주름잡는 기획자 인터뷰 #6 두인디 임도연 대표님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임도연 님은 해외 아티스트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내한 공연 무대를 전문적으로 기획해 오고 있는 <주식회사 두인디>의 CEO이다. 공연 기획뿐만 아니라 음반 발매와 프로모션으로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 가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개인적으로는 2019년에 기획하신 줄리언 베이커의 내한 공연에서 뵙고, 이후 국내 아티스트의 투어 중 하나의 공연을 함께 논의하던 중, 공연이 코로나 19로 인해 무기한 연기되었다.


'두인디'가 기획한 공연에는 항상 특별한 이벤트와 열렬히 환호하는 관객이 있었다. 잘 알지 못했던 해외 아티스트를 국내에 소개해서 객석을 가득 메운 성공적인 공연으로 이끌어 왔기에, 늘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 서울문화재단<문화기획활동 긴급지원 190시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서 그동안에 궁금했던 것과 코로나 19 이후의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두인디 의 CEO 임도연 님

이름: 임도연

소속: Doindie

직위: CEO

직업: Concert & Festival Producer

국적: 한국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임도연이라고 합니다. 제 영국인 파트너인 패트릭 코너와 함께 <주식회사 두인디>라고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하이징스(Highjinkx)>라고 하는 공연 기획 에이전시와 <비라인 레코즈(Beeline Records)>라는 매니지먼트/레이블 서비스 그리고 <Hmm(Highjinkx Music Magazine)>이라는 음악 온라인 매거진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저 한국의 인디 음악이 좋아서 씬(Scene)을 돕고 싶은 마음에, 최초이자 유일한 국-영문으로 동시에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두인디(Doindie)라는 웹사이트를 시작으로 점점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들을 만들다 보니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뮤지션, 에이전시 파트너와 함께 프로젝트를 꾸려나가는 중입니다.



[Q2] 기획했던 공연이나, 관객으로 참석했던 공연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저희가 진행한 공연은 대부분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합니다.


최근에는 <더 캐미컬 브라더스(The Chemical Brothers)>와 함께 한  <2020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이 기억에 남는 데요. 기라성 같은 두 멤버와 만나고 그들의 공연을 보는 것도 각별했지만, 한 몸과도 같이 일하는 크루들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때로 시차마저 거스르는 혹독한 스케줄 사이에 그토록 완벽한 기술과 음악의 합일을 벌이는 건 ‘결국 사람이다’란 진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 년을 팀업 하여 만들어진 프로 중의 프로인 케미컬 브라더스 크루들과 함께 일하는 건 자못 감격스럽기까지 했어요.


또 한 팀을 더 꼽자면, 2019년 11월에 저희가 진행한 노르웨이 뮤지션 <오로라(Aurora)>의 내한공연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공연 도중에 울컥해서 몇 번 눈물이 날 뻔했는데, 공연 전에도 그가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임파워링을 하는 가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라이브에서 보이는 그 힘이 얼마나 순수하고 강력한지,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음악은 힘이 셉니다!



[Q3] 코로나로 인해서 공연장의 풍경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계획했던 일 중에 변경된 일이 있나요?

계획한 일 중에 변경되지 않은 일은 단 하나도 없네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의미 있는 작년을 보내고 올해는 기대하는 프로젝트가 정말 많았거든요. 전부 취소 또는 변경이 되었고, 진행을 하고는 있더라도 여전히 불투명한 일 투성이네요. 초기에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수입이 사라진 것도 물론 큰일이지만 그보다는 인력에 의하지 않은 일로 모든 계획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일의 충격이 제법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생계를 위해 연구원에 출근하고 있어요.


물론 그 와중에 기획서도 정말 많이 작성했고, 코로나 와중에도 진행할 수 있는 일들은 틈틈이 하고 있기도 합니다. 연구원으로 일하는 건 한편으로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얼른 다시 공연기획 쪽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럼에도 그 전과는 결코 같지 않을 것 같습니다.



[Q4] 나만의 시간을 보낼 때, 무엇을 하나요?

저는 책을 즐겨 읽는 편입니다. 어릴 때 지독한 책벌레였는데 커가면서 다른 재미난 일이 많이 생겨 그때만큼 푹 빠져 읽진 않지만, 때론 갈증을 느끼고 수천 쪽씩 읽어대는 편이에요. 요즘은 주로 명상, 철학, 과학 관련 서적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가를 하고 있어요. ‘코로나 19’ 이후로는, 요가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요가를 합니다. 그밖에는 가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올해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 삶의 패턴을 의식적으로 소극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와 더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Q5] 좋아하는 ‘인생 음악’이 있나요?

인생 음악이란 타이틀을 붙일만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전 오랫동안 제가 딱히 음악 애호가 같은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의식하지 않았을 뿐이지 매 순간 음악을 참 좋아하고, 가까이했던 것 같더라고요.


클래식 음악도 그렇고 수많은 장르의 멋진 음악들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제가 함께 했던 모든 뮤지션의 음악은 그 전보다 더 사랑하게 되고요. 인생 음악까진 아니지만 나름 어린 시절 감성적으로 깊게 와 닿은 음악은 <엘리엇 스미스 (Elliot Smith)>인 것 같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특히 그의 앨범 [Figure 8]을 들을 땐 가끔 울고 싶을 때도 있어요.


https://youtu.be/OlZvurBJN3s

Elliott Smith <Figure 8> Album Full Live (출처: 유튜브)


[Q6] 현재하고 있는 일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당장은 코로나가 어렵고요. 하하. 음. 아무래도 한국 라이브 뮤직 시장의 크기가 작다는 것이 힘든 것 같아요.


저희 회사가 진행할 수도 있었던 공연이 참 많은 데, 돈 문제로 무산되어야 했던 것이 많아요.

‘투자금이 부족하다’의 개념이 아니라, ‘티켓을 팔아도 개런티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죠.

많은 아티스트들이 한국에 오고 싶어 하고, 우리도 그들을 꼭 초대하고 싶지만 성사가 될 수 없는 공연이 생기면 얼마나 슬픈지 몰라요.


그 리스트를 제가 여기서 단 몇 개라도 풀면 고통으로 신음할 팬이 많을 거예요.


그런 면에서 일본이 참 부럽습니다. 라이브 음악엔 마술 같은 힘이 있다고 믿어요. 다만 아직 그 경험을 제대로 겪어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겠죠. 얼른 우리도 그 층이 넓어지고 풍부해지길 바랍니다.


또한 초대권 문화가 사라지길 바라고 있어요. 조금 우스운 것 같아요.

특히나 주최 측이 아니라 공연장 인맥 등으로 돌려서 숨어 들어와 놓고, 소셜 미디어에 공개적으로 음악이 어쨌느니 평가하는 글 보면 말이 나오질 않죠. 부디 정당하게 티켓 값을 내고, 공연을 보셨으면 합니다.

그게 기획자와 아티스트, 돈 내고 입장한 팬들 모두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길이거든요.



[Q7] 현재하고 있는 일에서 보람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팬들과 아티스트의 행복한 표정이죠. 이건 자랑입니다만, 저희는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의 각별한 순간이 빛나는 공연을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걸 모두가 느낄 때 참 보람차요. 잔향이 오래가죠.



[Q8] 어떻게 현재 직업을 갖게 되었나요? 동기가 있나요?

아까 잠깐 말했듯이 그냥 제가 좋아하는 한국 인디 뮤지션들과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홍대에서 처음 느꼈던 ‘경계 없음’이 참 좋았습니다. 영어로 한국 인디신을 소개하면 그들에게도 없는 것보다 나은 어떤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기회까지 닿는 과정을 저희가 다 해보게 되었어요. 결코 쉽지 않았어요. 희생할 수밖에 없던 것이 정말로 많아요. 또한 지금도 안정적이 되었다고도  못하겠고요. 올해는 좀 여러 의미에서 괜찮아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코로나가 왔고요. 그럼에도 이걸 시작하고 특히 근래 몇 년은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로 다채로웠어요.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멋진 인연도 수없이 맺었고요.

그래서 일단은 좀 더 해볼 생각입니다.



- 하이징스의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서 공연 소식을 접할 수 있다-

https://www.highjinkx.com/shows



[Q9] 공연 씬이 어떻게 변화했나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현재 라이브 공연을 찾아 즐기는 사람들의 수준이 조금씩 넓어지고 그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브 음악은 문화적 경험이라 어떤 경우에도 이건 점차 늘 수밖에 없어요. 시간이 더딜지라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 또 트렌드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세계 각국의 뮤지션과 뮤직 인더스트리의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은 입장에서 말할 수 있는 핵심은 소위 말해 ‘죽이는 음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그게 시작이에요. 뮤지션이 중요하죠.

뮤지션이 음악을 만들어 내고 그걸 사랑해주는 팬이 필요합니다.

기본 구조는 그게 다예요. 그런 다양한 수십수백의 동력이 절실하고요.


변화라고 한다면 이제 정말 코로나로 인한 라이브 음악의 구조적, 기술적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해야 할 것 같아요. 한시적인 것이 아닙니다. 지구인 삶의 총체가 바뀌어야만 하고 공연도 마찬가지예요. 요즘 관련하여 저도 고민이 많아졌어요.



[Q10] 코로나 이후의 계획 중인 공연이 있나요? 알리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개인적인 프로젝트도 좋아요. 

https://youtu.be/MRhTdqG2fgs

위댄스 (Wedance) 신곡 <City Punk> (출처:유튜브)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라이브 공연을 만들어내는 걸로 유명한 <위댄스(Wedance)>와 함께 새 정규앨범 제작과정을 함께 해왔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창조적이고, 생동감이 넘쳐난 작업이라 할 수 있어요. 업무적인 관계 이전에, 그들의 오랜 팬으로서, 이번 앨범이 얼마나 근사한지 빨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2020년 07월 16일 [Dance Pop] 앨범이 발매됩니다. 위댄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번 앨범은 위댄스 음악을 처음으로 온라인 유통하는 거에요. 새로운 시도입니다.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즐거운 작업을 현재까지 재미있게 즐기고 있어요. 또한 앨범발매 쇼케이스가 8월 1일 서울 성수동 '에스펙토리'란 공간에서 열립니다. 매우 흥미로운 시도가 될거예요. 꼭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 2020년 7월 7일 현재 티켓 판매중이다! 서두르자  

https://m.booking.naver.com/booking/12/bizes/373290?information=show

 
그밖에 국내 및 해외투어와 해외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 작업 등도 여럿 준비중인데 부디 코로나라는 상황에도 무사히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위댄스>에 관한 소식을 그들의 웹사이트에서 접할 수 있다 - 현재 새 앨범의 CD를 선주문이 가능하다.

https://www.wedance.co.kr/pre-order



[Q11]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준비하고 있던 많은 공연이 취소되면서 굉장히 힘들기도 했고, 지금도 문득 공연을 기획하고 만들던 순간들이 그리워지기도 해요.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고 관련된 사람들이 참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연을 볼 수 없는 팬들분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얼른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네요.


그때가 되면 많이 와주세요.

모두들 맘도 몸도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시대를 주름잡는 기획자> 시리즈 소개

음악을 만드는 다양한 주체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인터뷰 시리즈는 서울문화재단의 <문화기획활동 긴급지원 190시간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작성: 콜라브엔소닉 (thauma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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