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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브엔소닉 Sep 07. 2020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DAY7] 30일간의 기록 (클래식/2020/09/07)

강한 바람이 거친 소리를 내며 하루 종일 창문을 두드린다. 집 앞에 서있는 커다란 나무가 바람에 부딪혀 낮은 울음소리를 낸다. 바람은 온 세상을 거대한 악기로 만든다. 미치광이 연주자 같다.


클래식 악기를 배울 기회가 있다면, 첼로를 배워보고 싶다. 울리는 나무통을 온몸으로 안고 있는 첼로연주자는 마치 첼로와 춤을 추는 것 같다.


작년 말 즈음 단일 악기의 매력을 섬세하게 보여줄 수 있고, 운용도 효율적이라 ‘솔로 악기 콘서트’를 기획한 적이 있다. 원 맨 밴드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미디 기기의 발달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작고 실험적인 음악 무대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치와 장비 운용이 간단하니, 장소의 제약도 적다. 그때, 단독 악기는 지루하고 오래 듣기 어렵다는 혹평에 실현되지 못했지만, 공연기획자로서 꼭 다시 해보고 싶은 작업 중 하나이다.


베토벤은 심포니로 익숙하지만, 첼로라는 악기를 멜로디를 보조하는 저음부의 악기에서 단독으로 연주 가능한 악기로 업그레이드시키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라고 한다. 그는 그 당시에 어떤 평을 들었을까.


첼로의 소리는 사람의 목소리와 음역대가 같아 따뜻하게 느껴진다. 바흐의 첼로곡이 천장이 높은 건물에서 공연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울림이 느껴질 것만 같다. 언젠가는 꼭 라이브로 들을 기회가 있기를.


베토벤 첼로 소나타에서는 질문하는 자와 응답하는 자를 듣는다. 그는 신을 만난 게 분명하다. 그러니 누가 뭐라고 하든 포기하지 않았을 것 같다.


* Beethoven, The Complete Cello Sonatas
- 연주 : 첼로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피아노 루돌프 세르킨(Rudolf Serkin)
https://classicmanager.com/albums/SM2K58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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