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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라브엔소닉 Sep 06. 2020

멘델스존의 무언가

[DAY6] 30일간의 기록 (클래식/2020/09/06)

영어는 목적을 가지고 공부했다면, 목적 없이 하는 공부가 필요해서 독일어를 시작한 지 1년이 넘어간다. 초보 운전도 운전자이다. 가끔 아는 단어들을 만나면 나름대로 반가 웁다. 써먹을 데 없는 공부가 내 전문이니, 그렇게 위로하며. 클래식을 들으면 조금은 더 자주 마주한다. 오늘은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듣는다.


Lieder ohne Worter

노래 / ~없는/ 단어


말이 없는 노래, 우리말로 ‘무언가’이다. 나는 ‘말을 잃은 노래’라고 오역해 보고 싶다. ‘나라 잃은 표정’처럼 상실의 기분을 담아서, 원래는 아름다운 가사말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떠한 이유로, 벙어리 가수처럼 가사를 잃어버린 노래라고 생각하면, 평탄하게 흘러가는 그의 음악에 상상력을 보태게 되기 때문이다.


멘델스존의 음악은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 만날 수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 쉽고 근사해 보이는 그의 음악이 좋았다. 부드럽고 밝았다. 그런 장조의 울림을, 가볍고 달콤한 와인 같은, 밝은 색으로 기억한다. 밖으로 나갈 수 없을 때는 비 소식이 반갑다. 어두움이 지배적일 때는 문을 걸어 잠그고 안전지대에 머무는 지루함을 선택하는 것도 용기이다. 시간 낭비에 이유가 있다면 나를 좇는 시간은 실체가 없다.



 * Mendelssohn : Lieder ohne Worte
- 연주 : 피아노 발터 기제킹(Walter Gieseking)
https://classicmanager.com/albums/5099970430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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