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한 삶이 있을까?

다시 오랜만에

by 풀 그리고 숲

호락호락한 삶이란 무엇일까.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있는 것?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 사랑을 쉽게 얻는 것?

글쎄.


우리는 인생의 지점마다 목표를 갖고,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을 자각하거나 만들어내곤 한다. 보통 그것들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면 호락호락하고, 그렇지 않으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며칠 전,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쉽지 않다…."

"호락호락한 게 없네."


글쓰기에 집중했던 상반기에는, 일에 대한 갈증 때문에 그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일로 바빠 글을 쓰지 못하는 요즘, 또다시 그 감정을 느낀다.


글을 쓰지 못하는 내가 쓸모가 있을까?

물론 쓸모야 있겠다.

어찌 되었건 나를 길러내고, 아이를 길러내고 있으니까.

돈을 벌고, 돈을 쓰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글을 쓰지 못하는 내가 가치 있을까?

(...)

'조금 가혹하지만 가치가 덜할 거야.'

이러한 생각이 손에 연필을 쥐게 하는, 녹음기를 켜게 하는, 키보드를 두드리게 만드는 채찍이 된다.


몇 달의 시간이 흘렀고 제법 분주하게 살았지만, 글을 못 써서인지 내 시간은 멈춰버린 것 같다.

그 덕에 나라는 시계의 초침이 어떤 에너지로 움직이는 가를 더 격렬하게 알아간다.

그러나 나는 허락지 않는 시간 안에서도 분명 글을 쓸 수 있다 믿으며, 믿게 하며, 잠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잠시 멈춘 내 시계의 태엽을 꾸역꾸역 돌리는 지금.


나에게는 생계만큼이나 중요한 행위니까. 바쁜 생활에, 쌓인 일에 양보하지 말자.

끼니 챙길 새 없이 바쁜 틈에 목을 축이려 보리차라도 한잔 마시는 것처럼, 잠깐이라도 남겨야 해.


글이란, 기록이란 나에게 뭘까? (항상 같은 질문이지만 돌아오는 답은 다른, 매력적인 궁금증.)

아, 이제야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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