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5장_워킹맘 더하기 극성엄마
수많은 고민 끝에 또 도서어머니회를 지원한다.
23,24년도 도서어머니회 회장을 맡았었다.
특히나 24년도는 학교 공사가 마무리되어 개관을 앞둔 시점이라 말도 못 하게 바빴다.
도서관이 구관에서 신관으로 넘어오며 대대적인 이사 준비를 해야 했다.
이삿짐 센터에서 책들을 옮겨주긴 하지만, 서가가 달라짐에 따라 책들의 정리가 필요했다.
책 정리와 배가 작업은 사서선생님과 도서어머니회의 몫이다.
일주일 내내 학교를 가기도 하면서 많이 지치기도 하였다.
그래도 손 놓지 못하는 도서어머니회다.
학교를 갈 때마다 둘째는 엄마는 왜 언니 학교만 도와주냐고 우리 유치원은 안 도와주냐고 눈물 흘린다.
유치원은 사교육 기관이라는 생각에 참여할 생각이 없는데
엄마 속도 모르고 속상해한다.
아니, 속상한 아이 마음 모르는 엄마인 걸까?
그런 속상함을 달래주고자 엄마가 내년에는 유치원 도와주는 거 신청한다고 말해버린다.
하지만 난 일 년 사이 워킹맘이 되어버렸다.
도서어머니회도 계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이
둘째와의 약속도 생각난다.
내 체력에 내 시간에 모든 걸 해낼 수 있을까 싶다.
도서어머니회를 한 해 쉬어볼까 싶다가도 큰 아이가 도서관을 얼마나 자주 드나드는지 알기에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동안 이루어놓은 선생님과의 관계도 아쉽다.
매번 둘째보다 첫째를 신경 쓰기에 이번 약속을 지켜주고 싶어
유치원 운영위원회에 대한 공지가 올라오기도 전에 문의한다.
자리를 놓칠까 싶어서...
그렇게 난 직장에 초등학교 도서어머니회에 유치원 운영위원회까지...
극성맘이 되어버린다.
도서어머니회를 신청하였으니 당연히 회장직을 권유받는다.
회장직을 맡으면 또 쓸데없는 성실함에 인원이 부족할 때마다 나의 몸을 갉아가며 봉사할 것이 뻔하다.
살표시 내려놓기로 한다.
회장직을 거절하니 부회장직이 훅 들어온다.
하지만 나에게 지난 2년 부회장의 부재는 컸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활동 하는 건데도 부회장몫까지 채우려니 얄팍한 분노가 올라왔었다.
"조심스레 말씀드리자면 부회장 없이 2년 하는 거 좀 버거웠어요. 직장 다니면서는 힘들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선생님도 다행히 좋은 마음으로 이해룰 해주셨다.
내가 느꼈던 힘듦을 다음 회장에게도 느끼게 할 순 없다.
내려놓을 땐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지.
인원이 모집되고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나까지 총 11명.
작년에 비하면 정말 많은 숫자이다.
그래도 아는 얼굴이 거의 대부분이다.
간단히 인사만 나누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청구기호부터 무인대출기 사용법, 데스크 반납대출까지...
사서선생님의 교육 아닌 교육이 시작된다.
반인반수로 불리는 1학년이 이번에는 특히나 컨트롤이 안된단다.
쉬는 시간마다 1반 남자, 1반 여자 등으로 나뉘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제지해 놓았단다.
사서선생님 혼자 감당이 안되나 보다.
행사만 참여하면 된다고 꼬셔 가입한 엄마들인데
당장 내일부터 해야 하는 대출반납 봉사에 표정이 좋지 않다.
워킹맘도 많고, 학교의 다른 모임도 동시에 하는 분들이 많기에 다들 부담인 거다.
나부터도 올해 몇 번 행사에 참여해야지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주 1회 학교를 가야 한다. 그것도 8시 30분까지...
그러기 위해선 둘째 유치원 등원을 그전에 해야 한다.
할 수 있을까? 또 언니보다 늦게 가고 싶다는 아이를 몰아세우게 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