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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작, 독서모임

episode.18

by 책 읽는 엄마 화영

저요?? 전 아직 완독도 못했는데요...


작년 12월쯤 시작하여 지금까지 몸 담고 있는 독서모임이 하나 있다.

평소 독서 모임에 대한 로망은 있었으나 참여해 본 적은 없었고

같은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눈다는 것과 편독을 고쳐볼까 해서 시작한 나의 책장 [클로저 리딩 클럽]

(비록 지금은 플로베 책장이지만)


평소 주택살이에 대한 반가음과 부러움으로 팔로우하던 인친이 있었고

그 인친이 알고 보니 초등교사였고

어느 순간 육아에 관한 책까지 집필하였다.

우리 집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

특히 닮은 둘째 딸들..(나만의 생각일지도)

그렇게 나 혼자 나의 작가님을 만난다.


첫 소통은 글쓰기였다.

그냥 막연하게 일기를 잘 쓰고 싶었다.

에세이 같은 일기를 쓰고 싶어서 신청한 글쓰기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의 인연이 된다.


어랏? 글쓰기 수업이 끝나갈 때쯤, 독서모임도 시작하신단다.

평소 고전에 대한 갈망 가득한, 허세 뿜뿜 나에게 끌어당김을 주는 책 [달과 6펜스]로

그렇게 난 바쁘다 바쁘다 하며 독서모임도 덜컥 신청한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글쓰기 수업이, 독서모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어쩌면 난 10년의 육아동안, 지쳐가고 시들어가고 있었나 보다.

줌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 점점 다시 피어나는 걸 느낀다.

매사 부정적이고 우울하고 짜증 가득했던 내가 다시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연초에는 지난해를 회고해 보기도, 새로운 해를 맞이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기도 했다.

기록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매일매일 인증을 핑계로 좀 더 이쁘고 있어 보이는 사진을 찍겠다고 카페를 가기도 하며 외출을 한다.

집에서의 쉼이 아니라 밖에서의 쉼을 찾는다.


어느덧 독서모임의 고인물이 되어간다.

출근을 시작하고 매달 진행하는 줌 모임에 참석도 어려워졌지만, 발을 빼지 못하는 독서모임이다.

사이버에서 만난 사람들과 안면을 트며 유대감을 느끼며 정도 느낀다.


하지만 이래저래 열심히 하지는 못한다.

매달 받는 인증왕에서도 고인물들은 다 받았지만, 나만 못 받았다.

근면성실하다 생각했던 내 자신이 발만 걸쳐놓고 있더라.


한 해가 반 이상 지나간 이제서야 부랴부랴 버킷리스트도 들여다본다.

그중 하나를 실천하려 한다.

무려 혼자 여행!!!

목표는 휘황찬란하게 혼자 해외여행이었지만,

시간이 없다고, 두렵다는 핑계로 국내로 떠난 여행.

그곳에 많은 마음 다짐을 하고 온다.


그러던 9월, 독서모임을 하면서도 책을 읽는 깊이가 부족하다 느껴

오랜만에 종이책을 읽으며 줄을 쫙쫙 그어가며 나름 열심히 해보려 한다.

이제서야 여유가 생긴 기분이다.

다시 열심히 하는 기분으로 커피잔 놓고,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사진도 찍어본다.

그렇게 마감해 가는 9월이다.

여전히 줌 모임에는 참여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퇴근 후 이것저것 하다 시계를 보니 11시!

줌 모임에는 참여 못했지만 단톡방이라도 읽어보려 한다.

100개가 넘게 쌓인 대화들...


그런데 내가 인증을 많이 했단다.

생각지도 못했다.

"저요?? 전 아직 완독도 못했는데요..."라고 말해본다.

인증왕은 말 그대로 인증이란다.

그렇게 또 혼자 하나의 목표를 해낸다.


10년 동안 육아가, 가정이 내 삶의 전부였는데.

독서 모임 하나로 생기로워진다.

내가 나를 찾으며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다.


다가올 10월은 또 어떤 변화가 있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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