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엄마 일지도 모를 나는 episode 22.
“오빠 보라고 빌려온 거 아니거든~ 왜 더 좋아해?”
신랑이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아 피식 웃으며 책을 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펼쳐주면 함박웃음 짓던 아이다.
그런 아이에게 맞춰주기 위해 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빌려오던 시간이 겹겹이 쌓여간다.
그 덕에 종종 '이런 책도 읽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어린이집 다닐 때야 종종 영어 수업도 있었으나,
초등학교 입학과 영어와 멀어진다.
벌써부터 영어를 학원을 보내는 게 맞나 싶고
우선 학교 수업에 집중하자라는 나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영어와 멀어지더니, 영어는 이제 놀이가 아닌 학습이 되어버렸나 보다.
영어에 대해 얘기만 꺼내도 싫어한다.
2학년 때부터는 걱정이 앞섰다.
다들 영어 학원 다녀서 영어 잘할 텐데… 혼자 못한다는 생각에 자존감 떨어지면 어쩌나 싶다.
담임선생님께 조심스레 묻는다.
아이가 영어를 아예 못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선행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선생님의 회신은 명쾌했다.
아이들 수준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니 선행은 안 해도 크게 문제없다고.
하지만 알파벳 정도는 알고 오면 좋겠다고 하신다.
아이에게 묻는다. 선택권을 주기 위해.
엄마가 영어를 강요하진 않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할 것이다.
너만 못하는 게 괜찮다면 그대로 3학년에 올라가도 된다. 하지만 그게 싫다면, 우리 알파벳만이라고 하고 가자.
결국 아이는 자존심에 알파벳 학습을 선택한다.
이게 우리의 방식이다. 엄마는 선택권을 주고 아이는 선택하고.
다행히 아이는 3학년에서 영어 수업을 잘 보냈다. 딱 교과과정에 맞게.
하지만 여전히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서 또 고민 고민하다 생각난 것은
재밌어 보이는 책과 영어 원서 한 번에 보게 하기!
나의 선택은 [배드 가이즈]
영어 원서 보니 내용이 많이 어렵지도 않고, 배드 가이즈야 뭐 애들이 워낙 좋아하는 책이니까.
그런데….
아이는 관심이 없고 아빠가 더 좋아한다.
더 재밌어한다! 혼자 보며 피식피식.
그래, 누구 하나라도 재밌으면 되었다.
나의 계획은 달라졌지만 말이다.
강요는 안 하겠지만, 너에게 나는 계속 영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엄마도 왕초보니까…
언젠가 나의 노력이 통하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