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2026.03.19

by 책 읽는 엄마 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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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엄마가 교문까지 데려다줄게."

"적응하면 너희들끼리 걸어가는 거야."

라고 말한 지 3주 정도가 되었을 뿐이다.


이제 아이들은 아침에 같은 곳으로 향한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하나는 방학이라 집, 하나는 유치원 생활하느라 정신없었으나

이제는 같은 초등학교 학생이다.


언니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따르는 둘째는 언니와 함께 학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나도 그날을 기다렸다.

아침에 이곳 저것 들르는 게 아닌 한 곳에 내려줄 그날을.


아이들을 걷게 해 보려고 이제는 좀 먼 곳에 주차를 해본다.

날이 아직 차다.

둘째는 아직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니 교문 앞까지 셋이 걷는다.

말이 셋이 걷는 거지, 손 꼭 잡고 둘이 신나게 걸으니 나는 뒤에서 종종 따라갈 뿐이다.


오랜만에 날이 좋았다. 하늘은 맑고 싸늘한 기운도 많이 없어졌다.

나도 걷고 싶은 아침이었다.

하지만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큰 아이는 둘이 걸어가고 싶어 했고, 작은 아이는 아직은 엄마의 손을 잡고 싶어 했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따라 데려다줄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둘이 걷겠단다. 둘이 가고 싶다고.


기대했던 순간인데 막상 다가오니 허전함이 올라온다.

하지만 난 뒤로 슬쩍 빠져본다.

둘이 걷는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볼 뿐이다.


씩씩하게 걷는 모습을 보니 너희는 또 한 뼘 자라났구나.

나만 여전히 종종거리며 너희들 뒤에 서있구나.

엄마도 너희들의 담대함을 닮아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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