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밤

by 사선

산은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고

바다는

사는 이의 비밀을 위로하고

별은

우리의 슬픈 가슴을 위로하려고


붉은 밤을 기다렸는데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만날 듯 만나지 않아

붉은 밤은 오지 않으려나.


동틀 녁 붉은빛은

공허를 지키는 은둔자.


질 녘 붉은빛은

질서를 흩뜨리는 반려자.


붉은 밤이 천지를 삼키지 않는 건

산도 아닌

바다도 아닌

별을 사랑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