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고 놓는 것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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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커피도 마시고 달달한 아이스티도 마시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같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아침, 창밖을 바라보면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한 참을 마시다 입 안이 너무 쓰다 싶으면 시원한 아이스티로 달달함을 채우는 거야. 더 달게 느껴지는 한 모금.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카페에 울려퍼지는 잔잔한 재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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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내 상상이고, 비오는 날 카페를 가려면 옷을 입고 대충이라도 씻고 우산을 챙겨야 하잖아. 분위기 좋은 카페를 가는 길은 또 얼마나 멀까. 물웅덩이에 튀어 바지 밑단이 젖고 우산 접을 때 옷 소매가 젖고. 축축해진 상태로 들어가 주문을 해야겠지. 커피와 아이스티, 두 잔 모두 시키는 사치를 부리고 싶지만 엊그제 본 카드 잔액이 눈에 아른거려 결국 한 잔만. 흠...아무래도 그냥 집에 있는게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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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가지고 싶고 저것도 가지고 싶어. 이거 한 다음 저것도 하고 싶어. 마음은 어릴 적 욕심많던 꼬마 시절과 달라진 게 없는데 부딪히는 현실의 무게감이 달라서. 그리고 그 충돌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한 손에 하나를 들면 다른 손은 비워두게 돼. 두 손 가득 들고 있으면 정말 갖고 싶은 걸 잡아야 할 때 망설이게 되거든. 그때가서 놓으면 되지 않냐고? 글쎄...잡는게 더 어렵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정작 놓아야 할 때 놓는 건 더 어려울걸? 내 손에 익숙해질수록 그런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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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잡아야 할까, 뭘 놓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요즘이야. 이 넓은 바닷가에서 잡을게 더 많을 나이지만 조금 더 멋진 조개를 주울 수 있지 않을까 망설이는 때인 것 같아. 누군가는 이것저것 잡고 버리다가 그만의 돌멩이를 줍기도 할거야. 그렇게 손에 쥐고 한 명씩 이 곳을 떠나면 나는 여기 혼자 남아 파도소리만 듣고 있을까봐, 그게 초조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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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씻고 편한 옷을 입고 우산을 챙겨. 비는 좀 오지만 뭐 어때. 집 근처 카페로 가면 되지. 오늘 같은 날 아침, 카페에 사람이 없어서 얼마나 좋은 지 몰라.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 된 느낌, 알지?
주문은 음...쓴 커피도, 단 아이스티도 모두 마시고 싶지만 오늘은 비가 오니 운치 있게 따뜻한 커피로 하자. 내일 날이 개면 아이스티를 마시는거야, 어때?
막상 오니깐 좋네. 음...이 노래 알아? 여기는 음악도 참 좋아. 진짜 좋은게 뭐냐면 여기 사장님이 아무 노래나 트시는게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서 트신다는거야. 음악 취향도 나랑 맞는게 뭐냐면 막 댄스 음악이 아니라...
첫 번째 소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두 번째 소재: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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