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란 건 생각도 못 했고, 실은 고구마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장작을 태워 고구마를 구웠다.
어설프게 구워진 고구마들은 누런 종이봉투에 담겨 3천 원, 5천 원 정도에 팔려 나갔다.
그 꼬깃꼬깃한 지폐들이 결국 내 고구마의 이유였다.
고구마를 구울 때
나는 아주 가끔씩 일용직 노동자와, 폐지 줍는 할머니와, 장사 안 되는 동네 치킨집 주인을 생각했는데,
그때도 고구마는 변함없이 잘 익어갔고,
주머니는 하염없이 내 이유를 기다렸다.
바닷바람이 부는 제주도의 겨울은 제법 추웠다.
아직 이유를 ‘벌’지 못 한 사람들은 이 겨울이 더욱 시릴 테니
비록 군고구마의 계절이 끝날지라도 추운 날들이 어서 지나가길,
조심스레 빌며 나는 장작에 다시 불을 지폈다.
왠지 서늘한 그런 날엔 그렇게 장작불을 자꾸만, 자꾸만 지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