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떼를 많이 썼던 날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4~5살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바쁜 엄마 아빠가 어린 오빠와 나를 데리고 계곡에 여름휴가를 갔을 때다. 근처에 낮은 산이 같이 있고 그걸 올라가면 폭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다 같이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4~5살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나이인데, 어쩐지 짜증이 많이 났던 것 같다. 여름이라 더워서, 습해서 짜증이 났을 거고, 어른처럼 걸을 수 없는데 돌이 많은 산길을 걷기가 힘들었을 거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어린이 나름의 이유야 많겠지만, 그냥 짜증을 계속 냈던 거 같다. 싫다고 거의 울면서.
중간도 가지 못해서부터 계속 거의 반쯤 우는 상태였는데, 엄마도 아빠도 그런 내 모습에 힘들었을 텐데, 자주 놀러 오지 못하니 좋은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엄마와 아빠는 괜찮다고. 이제 다 왔네, 안 힘들지, 하고 가는 나를 어르고 달랬던 것 같다.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짜증을 내고 힘들다 징징거렸던 것 같다. 그때부터 아빠는 나를 업고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아빠 나이가 내 나이보다 조금 어리거나 비슷할 때니, 4~5살 나를 업는 것은 무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날쌘돌이 같은 아빠에게 업혀 산길을 올라가다 보니 짜증을 내는 것도 지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더위도 좀 가시는 듯했다. 아빠가 아무리 젊을 때라지만, 습하고 더운 날씨에 체온으로 뜨끈뜨끈한 딸까지 업고, 많이 힘들었을 거다. 아빠는 이제 안 힘들지, 다 왔네, 좋지, 시원하지,를 연신 반복하며 폭포로 가는 산길을 걸었다.
내려오는 길이나, 올라가서는, 그리고 그 계곡에서 놀았던 다른 기억은 크게 생각이 안 나는데, 이상하게 울고불고 징징대다가 아빠 등에 업혀서 산을 올랐던 기억은 가끔씩 떠오른다. 내가 너무 징징거렸는데, 아빠는 기억할까. 너무 힘든 날로만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빠는 기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