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을 위해 입원하는 아빠와, 곁에서 간병할 엄마를 차로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가 밀리는 구간도 아닌데 갈림길을 막 벗어난 지점에서 불현듯 각자 애를 쓰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쩐지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뜬금없이 울컥해지려고 했다. 아빠를, 현실을, 벌어질 미래를 떠올리기만 해도 울기 바빴던 때는 이제 한참 지나서, 눈물은 모두 말랐다고 생각했었다. 눈앞에 닥친 하루하루와 순간의 의무들에만 집중하는 나, 아빠, 엄마였는데 그런 우리에게 더 이상 센티함이, 슬픔이 남아있지 않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저 모른 척 덮어둔 것이었다. 그랬던 것 같다. 아마도.
운전 중에 꺼이꺼이 울 수는 없으니 출발 전 사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부랴부랴 목으로 넘겼다. 시큰해지려는 목구멍이 금세 차가움에 시원해졌다. 나처럼 매일매일의 엄마와 아빠도 이런 순간을 넘기고 있는 거겠지.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아니다가도, 그 아님이 더 격해져 엉엉 울고만 싶어지는 순간을 꾸역꾸역 넘기고 있는 거겠지. 참는 날도 있겠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안전운전도 중요하니 도착할 때까지 일부러 딴생각을 부러 했다. 뭐 사야 하는데, 내일 뭐 해야 하는데 같은 생각. 집 주차장에 도착해 시동을 끄니 그제야 맥이 탁 풀렸다. 다시 목구멍이 따가워지려고 해서 서서히 녹아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다시 들이켰다. 시원한 얼음물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