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피곤과 날씨 핑계로 달리기를 못했다. 주말 늦잠과 낮잠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운동을 안 해서인가 하고 달리러 나갔다.
날씨도 적당하고 역시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가볍게 뛰고 있었다. 내가 달리러 가는 곳은 동네주민에게 개방된 시에서 관리하는 트랙경기장인데 항상 여러 사람들이 찾아온다. 오늘도 날씨가 오랜만에 나쁘지 않아서인지 제법 사람들이 많았다.
달리기 시작하고 몸이 오히려 가벼워지니 주변의 풍경과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묵묵히 달리기를 하는 어쩐지 지난번에도 본듯한 중년의 아저씨. 롱패딩을 입고 나와 핸드폰을 아래로 보며 걷고 있는 여중생. 달리기존에서 걷기를 하는 아주머니와 걷기존에서 달리기를 하는 아저씨. 왜인지 전속력으로 달리는 사람. 운동은 거의 안 하고 주변만 어슬렁거리는 사람. 트랙이 공간이 많은데도 트랙밖을 뛰고 있는 사람. 옷차림도 모두 다르고 걷고 뛰는 자세도 다르다. 반팔부터 롱패딩까지. 세상만사 다 포기한듯한 털썩거리는 걷기 자세부터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희한한 달리기 자세까지.(팔을 안으로 접었다 폈다 뭔가를 뿌리는 듯한 자세였다)
어느 정도 달리기를 마치고 마무리 걷기를 하는데 달리는 내내 관찰한 사람들이 계속 내 눈에 들어왔다. 아 참 다들 다르구나 싶었다. 같은 걷기, 달리기를 하러 온 것 같지만 이리도 다르구나. 고작 운동하는데 이렇게도 많은 다름이 있는데 세상만사 복잡한 일을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얼마나 다들 다를까.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와 다른 생각과 행동에 얼마나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은지 하고. 상쾌한 운동 후 머리로는 이렇게 잘 알면서 답답하고 피로한 몸이 먼저 화가 날 때가 있지 하고.
피로도 어느 정도 가셨다. 달리기가 주는 상쾌함으로. 다름에 대한 생각이 눈에 보일 정도면 제법 성공한 오늘의 달리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