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까다로운 사람은 회사에 즐비하다. 유형은 천차만별이지만 내 회사생활에 그리고 많은 경우 다른 이들에게도 불편과 불쾌를 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오늘 일에서 만난 이도 그랬다. 자주 소통을 해야 하는데, 사실 매번 소통하기가 힘들었다. 알고 있는 정보를 딱 한 개씩만 푸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우리 조직에 있었던 기간이 다른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서, 알고 있는 정보나 히스토리가 많은지라 돌고 돌아 필요한 정보를 찾아 헤매다 보면 만나는 종착역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필요한 설명은 매번 시작할라 치면 뚝, 좀 상세히 물어보려고 하면 뚝 바쁘다, 혹은 다른 핑계로 중단이 되곤 했다. 일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정보가 어찌 한 가지 일 수가 있으랴. 하지만 그는 늘 그랬다. 딱 한 개씩. 그 이상은 다시 시간을, 날을 정해 물어보거나 재차 요구를 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또다시 하나씩만을 흘렸다.
반대로 그가 나에게 필요한 요청도 그랬다. 본인이 필요한 요청임에도 관련 내용은 내가 알아서 찾아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질문을 하면 그제야 아 그건 다르게 해야 해요. 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 질문을 하면, 아 그건 예외사항으로 의사결정된 거라. 또 뭔가 빠진 게 있어 물어보면, 아 제가 중요한 걸 안 드렸네요.
오늘도 비슷했다. 마냥 이 사람 스타일을 기다릴 수가 없어 패치워크하듯 정보를 그러모아 요청사항에 대략 대응을 했다. 나도 계속해서 이 안건의 추리에만 매달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이거 왜 이렇게 하셨냐, 이렇게 하면 안 된단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도무지 시간을 끌 수도 없고 너무 답답해 모두가 있는 채팅방에 제가 잘 이해가 안 된다 자세히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매니저급이나 동료들이 많은 곳에서 내가 백기를 가장한 불만을 터뜨리니 그제야 뭔가 아차 싶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그가 급히 나에게 찾아오겠다, 전화하겠다 말했다. 이후 전화로 연결된 그는 설명이 부족했다며 그제야 처음부터 모든 배경설명을 다시 했고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추리에 든 소요시간이 최소 삼십여분, 그마저도 실패였는데, 알고 보니 그의 설명 오분과 내 조치 오분 도합 10분이면 되는 일이었다.
남들이 나처럼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본인의 시간을 아까워라 하며 정당히 사용해야 할 커뮤니케이션에 시간을 쏟지 않는다면 그건 그냥 무관심이고 게으름이다. 내 시간이 소중하듯 타인의 시간도 소중하다. 그리고 더불어 셔틀 하듯 뺑이치는건 애나 어른이나 싫다. 그러지 말자 다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