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내 울었다

by 모구차

소리를 내 울었다. 엉엉 같은 맑고 분명한 울음이 아니라 흐, 흡, 흐, 흡. 터져 나오는 소리는, 중간중간 살기 위해서 숨을 쉬는 소리가 번갈아 나왔다. 한참을 울다 보니 울고 있는 내 소리가 내 귀에도 들렸다. 흐, 흡, 흐, 흡.


오늘은 아빠의 항암입원날이었다. 평일, 그중에서도 연차를 내가 힘든 날이라 짐을 싣고 갈 드라이버 역할을 할 수가 없었다. 때마침 오빠도 갈 수가 없었다. 엄마는 신경 쓰지 말라고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고 거듭 말했다. 괜찮다고. 신경 쓰지 말라고. 알겠다고 대답하면서 가져갈 짐들을 보았다. 평소보다 짐들이, 가방이 더 커 보였다.


그 와중에 입원 병실배정이 안되고 있었다. 짐꾼도 미정. 입원병실도 미정. 엄마와 아빠는 알게 모르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겉으로 내색은 않았지만. 나도 역시 그랬다. 같이 못 가는 마당에 뭔가 제대로 안 풀리는 기분.


오후 늦게서야 병실이 배정되었다. 엄마아빠는 부랴부랴 짐을 꾸려 병원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는 배웅이라도 하려고 재택근무 가운데 잠깐 짬을 내 짐을 택시에 싣고 엄마아빠를 배웅했다. 택시에 탄 엄마와 아빠에게 손을 흔드는데 어쩜 그리 아빠도 엄마도 작은지. 택시가 큰 건지. 두 사람은 왜소한 인형처럼 택시를 타고 떠났다.


못내 계속 마음이 쓰였다. 이와는 무관하게 일이 몰려 터지려고 하고 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이 몰려들었다. 엄마에게 잘 도착했냐는 전화를 해볼 새도 없이 저녁까지 일을 했다. 배가 고파 잠시 시간을 보니 여덟 시가 다 되었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계속 일을 했다.


결국 열 시가 다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잘 도착했다는 엄마 카톡이 와있었다. 그제야 맥이 탁 풀렸다. 약간 한숨이 나왔다. 이게 다 뭐 하는 거람.


씻고 자려고 눕는데 배가 아팠다. 약을 찾아 먹고 나서 잠을 자려고 다시 누웠다. 오늘 하루종일의 긴장과 걱정과 풀리지 않는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복통을 더 가중시켰다. 배를 웅크렸다. 그제야 눈에서 눈물이 고였다. 오늘이 아니라 계속해서 참고 참던 눈물이 순식간에 고이는 듯했다. 엄마와 아빠가 집에 없다는 생각을 하니, 울어도 ㄷ겠다 싶었는지 소리가 터져 나왔다. 흐.


서러움도 아니고 슬픔도 아니고 고통스러움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 아닌 것 도 아닌 이유로 그저 눈물이 났다. 흐, 흡, 흐, 흡.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울고 나니 조금은 괜찮고 조금은 더 안 괜찮았다. 긴 하루가 끝이 나지 않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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