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꿈꿈

by 정짜이

나에게는 영원히 루지 못할 꿈이 몇 개 있는데 예를 들면,


서울타워가 보이는 창문을 가진 집에서 사는 것.

태어나서 지금까지 읽은 모든 책들을 단 한 권도 빠짐없이 차례대로 꽂아둔 서가를 가지는 것.

정규직로 일해보는 것. 먼 나라들로 여행 가서 그냥 눌러사는 것.


같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돈도 돈이지만, 돈이 있다 해도 루기 힘 것 같은 허무맹랑한 꿈. 그러나 생각만으로도 좋아서 혼자 웃음 나는 꿈. 이거 말고도 또 뭐가 있을까 하나씩 생각해 보다가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뉴스 속보기사를 보았다.


,

정말이지

하찮고 불가능한 꿈을 세어보다가 접한 소식이란 것이 죄송할 정도로 귀하고 기쁜 소식이었다. 뭣도 아니면서 그냥 좋았다. 사실 한강의 소설들은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지극히 좋아할 수만은 없는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노벨문학상이라니! 이제는 내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데

사람들이 책을 사러 서점에 달려간다고 하는 뉴스에 감격스럽기까지 했고 그러다가 걱정도 됐다. 한강 작가님의 소설만 읽고 그만둘까 봐. 읽는 참에 다른 작가의 소설들도 많이들 읽으면 좋겠는데... 이문구와 전경린의 책들도 같이 샀으면. 김종광, 김기태, 이서수, 김혜진도 좋은데. 참말로 이런 분수에도 안 맞는 오지랖이 있을까 싶지만, 그러하다.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을 늘어놓으며 혼자서 킬킬킬 웃어대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핀잔을 들어도 멈추지 않는 오지랖이 분명히 있다.


지난한 일상 속에서 하찮은 욕망에 몸부림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가 이런 기쁜 소식을 들으니 오로지 문학으로만 가슴을 채우던 나날들로 돌아간 것 같다. 책을 읽 동안에는 아무도 나를 손하지 못 그러한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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