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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멜리 Oct 06. 2024

틈새 운동 가능:대중교통 결합 자전거 타기

주말, 친구네 집에 놀러갈 때 자전거 들고 갑니다

@ 주말에 친구 만나기

오랜만에 초등 친구를 만나는 날. 친구네집에서 1:30에 만나기로 했다.


집에서 나가면 총 소요시간 1시간 45분. 이건 어플이 최적의 환경에서 알려준 코스일뿐. 횡단보도, 환승 시 대기시간 등은 별도다.


화성시에서 성남시로 가기에 시를 넘어야하므로 광역버스를 이용한다. 경부고속도로의 버스 전용차선을 타고 갈 때는 속이 시원하지만 성남에서 송파 구간은 외곽순환도로에서는 전용차선이 없으므로 좀 지체될 때가 더러 있으므로 어플의 최소 시간을 믿기 어렵다. 어쨌든 최소 1시간 45분이다.


집에서 밀린 대화를 하기로 했으니 오늘은 틈새운동을 하며 이동해보기로 했다. 날이 선선해서 땀도 안 나고 좋은 날이니까. 운동량이 부족한 직군에 있는 사람이라 여가시간에 하는 운동은 필수다. 내 체질도 무시할 수 없다. 집에서 쉬는 날 두 끼만 먹어도 하룻새에 체중이 늘어나는 걸 보면 운동 없이는 건강유지가 어렵다.


@ 용사 특집: 1주년 기념!

오늘 친구네 집에 놀러가는 날, 왕복 4시간 중에 틈새 운동을해보려고 미니벨로를 끌고 나왔다. 용사를 데리고.

이 미니벨로는 작년 10월 4일에 샀으니 딱 1년 된, “용맹한 천사(1004)“라고 이름 붙인 (구매 날짜가 이름인 ^^) 내 운동 파트너다.

친구네집까지 얼마나 걸릴지 궁금하여 출발 직전 사진 찍기. 11:56

@ 새로운 길 탐색하기

일단 도로 하나가 새로 만들어져서 돌아가더라도 횡단보도가 적은 구간으로 갔다.

6km를 횡단보도 기다리느라 45-50분 걸리는 생활도로 구간인데 돌아가면 9-10km지만 자전거 전용도로로 막힘없이 갈 수 있다. 게다가 6km 오르락내리락 하기에 진땀이 난다.

운동만이 목적이 아닌 경우엔 그냥 평지를 몇 km 더 달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고, 얼마 전 새로 뚫린 도로가 궁금하기도 했다.


여울초등학교에서 동탄역 가는 길로,
이번 여름 8월경 이 도로가 뚫렸다.
자전거 도로는 아스팔트로 깔려있다.
동탄 트레이더스 쪽 길이 완공되어서 동탄 1과 동탄 2가 연결되었다. 이제 동탄1에서 동탄역 가는 길은 이 길로 다니면 빠르다. 나도 그렇다.



GTX a를 타기 위해 승강장을 내려갔는데, 자전거는 공휴일에도 못 태운단다. “단, 접이식 자전거 제외”가 써 있다. 이윽고 나는 내 미니벨로는 접이식 자전거임을 나타내기 위해 자전거를 접어서 탑승했다.


서울의 전철은 공휴일과 휴일에 자전거 승차를 가능하게 해주었는데 어째 야속하다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 GTX A가 지하 6층 깊은 곳에 있어서 (계단식)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는 것도, 계단 경사면 설치도 어렵다. 그러므로 접이식 자전거를 짐처럼 접어서 탑승하는 것만 허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나도 접어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다행히 바퀴가 있어 잘 굴러간다. 직진은 가능하다. 방향 바꾸기는 어렵지만.


수서역에 내려서 엘리베이터를 세 차례 타고 이동하면서 지상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같이 타신 분들 중 한 분이 자전거를 유심히 보시더니

“이건 자전거죠?” 하고 물으신다.

“네. 접혀있는 자전거예요.”

“이게 자전거였어? 나는 휠체어인 줄 알았지.“ 서로 이야기 하신다.

지상에 내려서 접힌 자전거를 조립(!) 하는 과정을 끝까지 보고 가시면서 한 마디 남기셨다.

“멌있네요.”

“감사합니다.”


@ 개발자에게 감사- 긍정적인 영향력

미니벨로를 보면 이 자전거를 접어서 개발한 브롬톤 개발자에게 나도 감사의 마음이 든다.

탁탁 접혀서 견고하고 둥글둥글한 모습, 펼쳤을 때 크기는 작아도 탄탄한 자전거다.  페달질 대비 쭉쭉 나가는 속도가 꽤 괜찮다. 보면 볼수록 하나의 작품이다.

덕분에 휴일이든 평일이든 대중교통에 실어서 함께 다닐 수 있고, 한 손으로 안장을 잡아들고 짧은 구간 정도를 번쩍 들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게다가 길이 평탄한 곳에서는 접은 채로 끌고다닐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 있다. 완벽하게 접은 후에는 자전거 접힌 체결부위가 빠져서 덜렁 거린다거나 그렇지 않다. 브롬톤의 경우는 그렇다. (다른 건 모르겠고…) 아주 기특하다.

물건을 잘 만들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미니벨로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나는 전국에 있는 자전거 종주길을 따라 여행을 가고, 친구네 집에 갈 때에 대중교통과 결합하여 이동하며 틈새 운동을 하고 있다.

좋은 물건 하나를 들이고 그것이 발휘하는 실용성, 응용성, 확장성 덕분에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있다. 미니벨로가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유용함을 넘어선다. 삶의 건강함을 유지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주며 능동성을 길러준다.

미니벨로, 용사!
정말 고맙다.

이 길은 출퇴근길 수서역을 이용할 때 따릉이로만 다녔는데, 내 미니벨로 용사로도 오게 되니 흐뭇하다.



친구네 집 가는 길에 바람이 솔솔 불어온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10월 6일. 자전거를 타면서 틈새 운동하기 좋다. 날이 좋으니 자전거 타고 강변을 달리며 시간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았다.



@ 틈새 운동 기록

이로써 오늘 집에서 왕복 18km, 수서에서 친구집까지 왕복 10km, 총 28km 완성된 하루. 가는 길에는 2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2시간 10분 걸렸다. 버스 타고 가면 비슷한 시간이니, 주말에 운동도 하고, 친구네 집에도 놀러가고. (남들은 힘들다고 하지만) 왕복 28 킬로미터 정도면 가끔 괜찮다.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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