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곰탕
합정 최고의 맛집 옥동식.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 이름일 것 같지만, 셰프님 이름이 옥동식이라 그렇다. 생긴지는 넉 달쯤된 신상이다. 맑고 고소한 돼지곰탕을 판다.
그냥 맛있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 집은 순전히 맛과 입소문만으로 오픈 일주일도 안 되어 줄서서 먹는 식당이 됐다. 내가 데려갔던 우리 회사 대리님은 일주일에 거의 3회 드시는 수준이고, 퇴사하고 이직한 선배도 이것 먹으려고 합정까지 (심지어 자주)온다.
김치는 4가지 정도가 있고 가면 두 가지 정도가 나온다. 먹을만큼 떠서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갓김치가 제일 맛있다. 같이 나오는 양념장은 국물에 풀어먹는게 아니고 고기에 조금 얹어서 먹는 용도. 고기는 굉장히 얇고 부드럽다.
바 형태다. 곰탕 한 그릇이지만 대접받는 기분. 셰프님은 식당에서 펄펄끓는 곰탕 던지듯 식탁에 툭툭 두는게 너무 싫으셨다고. 곰탕 한 그릇이지만 대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11시에 오픈하고 하루 100그릇 파시는데 1시쯤이면 대체로 다 팔려있다. 안 기다리고 먹으려면 오픈시간 맞춰가자.
저녁엔 1인 주안상을 팔고있다. 안타깝게도 예약제로 한 달만 운영하는데 이미 예약이 다 찼다. 그니까 님들은 못 가신단 소리다. 7월부터는 예약을 받지 않고 수육이나 빈대떡 단품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둘 다 맛있다.
이하는 자랑용 1인 주안상 사진.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술을 잘 안 먹게 된다. 3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것중에 최고가 아닐까 싶은 경험이었다. 메뉴 하나마다 셰프님이 설명을 해 주신다.
오이지. 이게 맛있다. 감이 옵니까 세상에!!!
말린 어란. 입에 넣고 녹여먹어야 하는데 성질이 급해서 씹어먹었다.
방울토마토. 무슨 초를 살짝 뿌린건데 하여간 맛있었다.
버크셔 육포. 완전 고소하다. 적절한 비유는 아닌데, 삽겹살 바싹 구웠을 때랑 비슷한 맛도 조금 난다.
버크셔로 만든 햄. 깔려있는건 콩으로 만든 건데 굉----장히 맛있었다. 이건 먹고 놀람.
수육. 한점에 저 풀(?) 장아찌(?) 세 종류 각각 얹고 새우젓 같이 먹으면 된다. 간이 딱 맞게 계산해서 주신다.
라드에 구운 빈대떡. 무척 바삭바삭하다. 이거 먹으면 광장시장가서 빈대떡 못 먹을듯.
정갈한 동치미.
갓 도정한 쌀밥. 보리굴비. 감자.
내가 먹던 감자는 감자가 아니었다. 보리굴비는 밥에 얹어먹는데, 반쯤 먹으니까 보리차를 말아주셨다. 말아서 얹어먹으면 된다. 이것도 장난없었다 ㅠㅠ
차게 식힌 곰탕 국물에 수연국수, 명이.
후식은 무려 된장 아이스크림이다. 들깨강정, 들기름과 함께 먹으면 고소함이라는게 터진다.
모든 재료와 조리에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셰프님 설명과 함께 먹으니까 세상에 그런 경험이 없더라. 저녁에 회사사람들이 2차가자고 했는데 입 버리기 싫어서 안 갈 정도. 아무튼 맛집이니까 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