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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폴리피자 Jun 03. 2023

FOMO가 오더니 감정이 상했습니다

어쩌면 다시 못 볼 계층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을까요?

코로나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팬데믹 종료와 함께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 중입니다.


그러나 과거 3년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환경에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무엇보다 엄청난 유동성 장세에서 시장에 늘 예의 주시하며 발을 담근 투자자들은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퇴사하고 자연히 주식창을 좀 더 자주 많이 보게 됩니다.


하루가 다르게 미친 듯이 이 종목 저 종목 상한가의 연속입니다.


이건 뭐지? 미국에서 돈을 엄청 풀어댔습니다. 당장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광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는 물론이고 지상파에서도 주식전문가가 나와 가치 투자가 어떻고 떠들기 시작합니다.


유동성 파티 후 어떤 극심한 경제위기가 닥칠지 경험이 없는 사람은 잘 모릅니다.


여기 저기 너도나도 돈을 벌었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때마침 돈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파이어족이 탄생합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구나, 디지털 노마드니 뭐니 이제는 재택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불과 2~3년 전에 있던 우리의 모습입니다.


어느 날 저와 비슷한 시기에 휴직 한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교사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손목에 롤렉스 명품 시계가 눈에 띕니다. 


그전에는 테슬라 모델 X를 사서 타고 나타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재테크니 뭐니 크게 관심이 없어서 그냥 무감각했습니다.


롤렉스를 찼던 그 친구는 오래전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애를 낳고 더욱더 재테크 경험을 쌓은듯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자랑인듯한 그런 내용을 쭉 나열했습니다. 아파트 몇 채가 있고, 수익형 부동산이 이렇고 저렇고....


그래 열심히 살아서 정말 부를 이뤘구나, 축하한다 응원했습니다.


그러나 집에 오는 길에 나는 뭐 했지?라는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상대적 박탈감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나도 열심히 해서 저 친구처럼 경제적 자유를 이뤄야지.


도전의 도전을 거듭 중입니다. 


그러나 저는 번번이 실패하고 좌절하고 지금도 포기할까 말까 늘 기로에 서있습니다.


나와 부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이렇다 할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경제적 무능인가? 나를 한 없이 자책합니다.


그래도 나름 인문학 전공자라고 틈틈이 책을 읽으며 마음 수련을 많이 했습니다.


명상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나를 컨트롤하는 훈련을 늘 합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 오랜만에 그 친구와 또 연락을 했습니다. 작년 말 친구 결혼식장에서 잠깐 인사만 했습니다. 모처럼 나누지 못한 대화를 톡으로 주고받았습니다.


최근에 페라리 슈퍼카를 샀고 동대문에서 하는 페라리 전시를 보러 간다고 합니다.


몇 년 전 번쩍거리는 롤렉스를 보며 주눅 들었던 때와 달리 이제는 덤덤하게 들었습니다.


그 친구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지만, 그래도 페라리슈퍼카는 의문의 1패를 넘어 나는 뭐 했지? 나의 무능함으로 내 기분이 끌려갔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는 자본주의 대해 이렇게 저렇게 정의를 합니다.


저는 자본주의를 잘 모르지만, 한 마디로 정의하면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계를 잘 이해하고 자본의 논리와 흐름을 꿰고 부를 거머쥔 사람은 더 이상 밑에 사람들이 올라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걷어찹니다.


부를 거머쥐는 그 과정 대해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돈이 막 밀려 들어올 때 그 순간의 기쁨을 혼자서 만끽합니다.


모든 게임이 끝나고 승자가 되어 한 시름 여유가 생길 때 어떤 미담처럼 풀어놓으며 본인의 능력을 과시합니다.


아! 그것이구나.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이 머리를 갖기 위해 최근 몇 년간 기나긴 노력과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퇴사라는 배수의 진을 치며 스스로 고립을 자처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포모의 아픔을 기억하며 반드시 도약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2019년부터 새벽에 책을 읽으며 마인드를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세뇌할 정도로 반복의 반복 끝에 나도 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갖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공부하고 실전에 접목하고 베팅도 과감히 시도합니다. 수익도 나지만 손실도 발생하고 그렇게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어느덧 새로운 길에 들어온지 3년 차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갈길은 멀고 포모의 상처는 여전히 마음 한 구석 나를 불편하게 하지만,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급하지 말자, 서두르지 말자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스스로를 제어하기 위해 자극을 많이 피했습니다. 뇌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줄까 술을 끊었습니다.


운동은 늘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을 벌기 위해 도전합니다.


그 끝이 어떻게 될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제법 즐기는 것 같습니다. 늘 답답하고 포기할까 하지만 그래도 또 해봅니다.


퇴사 후 삶은 그냥 도전의 연속입니다. 무슨 20대 대학생도 아니고 여전히 안정보단 불안과 긴장의 텐션을 가지고 지냅니다.


회사를 다녔으면 그래도 편할 땐 편했겠죠. 뭔가 더 해보려고 지금처럼 발버둥 쳤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도전은 즐겁습니다. 포모는 상처일 듯 말 듯 불편하지만 동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자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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