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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폴리피자 Dec 21. 2024

굿바이 24년, 올 해는 즐거웠고 좋았다

내년엔 어떤 즐거운 인생이 펼쳐질지 잠시 상상한다.

우리 아이가 벌써 두 돌을 맞이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우리 세 식구는 스티커 사진도 찍고 중국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운전을 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란 생명체는 도대체 누구이고 어디서 왔을까?"


 "사람으로 태어나 숨 쉬고 또 내 아이를 보게 되고 그렇게 살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는 존재이겠구나"


문득 창 밖 석양을 보다 낯선 느낌이 들었고 마치 이 세상에 소풍 온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두 돌이란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가 아쉬운 마음이 컸었나 보다.


시간은 지나고 보니 항상 빠르게 흘러간다.


잠깐이라도 이렇게 글을 쓰고 내 시간을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나는 또 어딘가에 정신이 팔려 내 삶을 들여다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글 쓰기는 잠시 쉬는 시간이고 인생을 추억하는 순간이다.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둔 25년도 몰스킨 다이어리를 만져 봤다. 


강렬한 빨간색 커버가 인상적이다. 


퇴사 후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안에 빨려 들어가 방황했던 날에 비해 지금은 평온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런 루틴을 조금씩 깨 보려고 다이어리 커버 색부터 바꿨다.


새 다이어리는 9월에 샀다. 당시 다이어리를 고르며 25년이 이제 금방 오겠다 했는데 그날이 오고 있다.


내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마음속에 희망과 기대가 있다.


퇴사 전 후로 인생을 쭉 돌아본다. 좋았던 순간이 있고 그 반대였던 기간도 있었다.


2019년과 2020년 3월까지 불만 가득했던 직장생활로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가 심했다.


퇴사한 2020년에는 내 생각과 많이 어긋나 있던 인생 방향을 조금씩 바꿔보려고 처절하게 고민하며 보냈다.


과거를 돌아보며 나 자신을 더 객관적으로 보았고 그러면서 심적으로 방황하기도 했다.


2021년에 들어서 과거와는 다른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열정적으로 공부를 했다.


그렇게 나는 주위에 흔하지 않은 전업투자자로서 매일 투자 종목을 사고팔고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트레이딩 세계로 들어왔다.


돌이켜 보니 절실한 마음에 열심히 배우고 많이 알려고 노력했던 기간이었다. 


유명한 투자 관련 서적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웃돈을 주고 구매했었다. 또 제본을 하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책을 살펴보기도 했다.


온갖 넘쳐나는 정보를 흡수하려고 열심히 옮겨 적고, 강의란 강의는 모조리 들으려고 했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나는 참 열정적이었다. 아마 백수의 절박함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코로나 핑계로 최대한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퇴사 한 내 일상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방해받고 싶지 않았고 마음이 흔들리고 싶지 않아 최대한 만남을 멀리했다.


그렇게 나를 마주하고 오롯이 나와 함께한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직장 생활에 찌들어 나도 몰랐던 부정적인 생각과 마음이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인생의 모든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하고 모든 선택은 내 몫이었다. 그래서 책임 또한 나의 것이다.


이 평범한 인생 진리를 가슴속에 새기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나 아닌 환경이나 타인을 탓하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하게는 회사가 아닌 다른 인생을 선택하고 환경을 바꾸면서 내 생각과 삶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2021년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나는 돈을 벌기 위한 실전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매일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봤고 마우스를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며 매수 매도 버튼을 클릭했다.


결과는 참담했고, 손실을 보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항상 마음속엔 "이게 될까? 그래 다시 해보자, 절대 포기하지 말자"이 말만 가득했다.


그렇게 21년 22년 그리고 23년을 거쳐 24년을 보냈다. 


어느새 돌아보니 아이가 두 돌이 되어 이제 뛰어다니게 되었고, 나는 4년의 실전경험과 감각이 생겼다.


내 인생에서 진심으로 인내심을 갖고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은 시간이었다.


잠에서 깨서 잠들기까지, 심지어 꿈속에서 까지 모든 일상은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까"로 가득했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 아주 짧지만 강한 이 한 문장을 다이어리에 쓰고 또 쓰며 그저 될 때까지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올해 그 결실을 조금씩 맺게 되었다.


실력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항상 매매일지를 쓰며 기록을 했고, 예습 복습하듯이 꼼꼼하게 내 매매를 복기했다. 


스스로에게 더 강력한 동기 부여를 주려고 수익률 대회도 꾸준히 참여했다. 


계속해서 꾸준히 결과가 좋아지면서 나에 대한 확신과 신뢰가 생겼다. 그렇게 올 해를 마무리하게 되어 그저 스스로 감사할 뿐이다.


과거에 나는 불만도 많았고 쓸데없는 생각도 많고 하지만 인생을 바꿔보고자 시도도 많이 했었다.


어떻게 보면 뭔가 인생을 살며 이게 아니다 싶을 때 바로 털고 새로운 선택을 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리고 너무 현실적인 사고방식으로 계산기 두들기듯 셈에 초점을 둔 인생살이 보단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가능성의 틈을 둔 불확실성의 영역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면, 나를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좀 더 나은 삶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나는 올 해를 잠시 돌아보며 과거 4년을 떠올렸고, 결국 좋은 결실은 불안 속에 허덕이며 갈팡질팡 시행착오를 겪고 깨지고를 반복하다 한 줄기 빛을 보게 되는 그 찰나 속에 나온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25년은 그래서 더 기대가 되고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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