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지 않는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다

지금 순간에 집중하고 즐겁고 감사하게 인생을 소중히 다루기로 결심했다

by 나폴리피자

이 삽십대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마흔 넘어 들기 시작했다.


청춘이란 이름으로 넘치는 에너지를 불태웠던 그때는 몰랐다. 젊음이 영원하다 믿고 싶었다.


퇴사하고 활동 반경이 줄어들고 만나는 사람이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에 시간을 쓰면서 더더욱 혼자 사색하는 시간이 늘었다. 나를 돌아보고 과거를 추억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입에 풀칠은 해야 하니 5년이란 시간을 오롯이 돈 버는데 집중했다. 직장생활을 8년 했지만 이것저것 제외하면 일에 집중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반면에 홀로 생존해야 하는 퇴사 후 삶은 외로움은 사치였고 절박한 심경에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을 느끼며 집중 그리고 또 집중했다. 그렇게 퇴사 후 5년은 고립과 집중이란 틀 안에서 최대한 단순한 삶을 살아내야 했다. 당시에 나는 30대 중반을 지났고, 마흔 언저리에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마지막 전력 질주를 했다. 직장인에서 홀로 서는 1인으로 완전히 탈 바꾸기 위해 5년을 아등바등했던 것이다.


이십 대 학생 땐 돈이 없어 하고 싶은 것들을 미뤘다. 학생신분으로 좀 더 과감한 선택이나 생각을 하지 못했고 그저 주어진 과제를 하고 영어공부를 하고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단편적인 경험 쌓기에 시간을 보냈다. 내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그렇게 하기에 나도 그랬다. 그러면서 마음속엔 나중이란 단어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렇게 취업했고, 그나마 감사하게도 숨통 트이는 자유를 마음껏 누렸다. 월급이 나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여행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친구들 만나서 더 즐겁게 놀았다. 인생의 큰 과제를 해치운 기쁨에 들떠서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신입사원 시절 좌충우돌 했지만 그 기간은 회사에서 최대한 너그럽게 봐주고 격려해 주며 응원해 주는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실무를 하고 책임감이 생기면서 회사의 채찍질 강도가 조금씩 세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 결혼을 했다. 가정이 생긴 안정감으로 회사에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었지만, 내가 종사한 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바뀌면서 회사 상황이 예전 같지 않았다. 회사 조직원에게 채찍질 강도가 더 올라갔다.


스스로 숨 쉴 틈을 주고 여유를 갖고 하고 싶은 것을 더 해봐야 하는데, 퇴근해도 늘 머릿속은 회사일, 회사사람으로 가득했다. 운동을 하며 머릿속을 비우고 싶은데 잘 비워지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은 점차 사라지고,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과거 성찰은커녕 그저 하루를 보내고 집에서 잠시 쉬는 감정이 메마른 삶의 연속이었다.


회사에서 벗어나 모든 시간을 나에게 집중했고, 자연히 과거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태어난 곳, 자란 환경, 과거에 맺은 인연들 그리고 기억이 나는 듯 아닌듯한 과거의 추억까지...... 나에 대한 탐색은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그렇게 마흔이 되었고, 퇴사 전에 비해 인생 전반에 관한 모든 영역에 있어 나의 생각은 변했다. 삶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고, 과거와는 달랐다 모든 것이.


미루고 미뤘던 모든 일들, 사소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뤘던 것까지 막상 기억해 내려하니 오히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작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좋아했는지도 잊고 살았다.


감사하게도 마흔이 되기 전에 퇴사를 했기에 반대로 기억할 수 있는 과거의 삶 또한 그리 길지 않았다. 10대 20대 그리고 사회생활을 했던 30대 중반까지 기억나는 모든 것을 백지에 나열하며 과거를 회상했다.


좋았던 때보다 아쉽고 후회가 되는 일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왔던 것들을 떠올리며 이러다 평생 행동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미루기는 습관이었다. 돈이 없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학 가서, 취업해서, 결혼해서 등등......


그러다 아이 낳고 기르고 어느덧 흰머리가 희끗희끗 보이기 시작하고 예전애 꼬맹이었던 조카가 나보다 훨씬 키가 큰 모습을 보니 더욱더 세월의 흐름이 무상하리만큼 빠르고 빠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등골이 오싹하다.


내게 주어진 소중한 인생, 지금껏 살아 있음에 감사를 느끼며 현재에 더 생생히 집중하며 오늘을 가장 즐겁고 온전히 느끼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가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 보고 더 이상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노후를 위한다느니 아이의 학원비나 교육비를 생각해야 하는 등 오로지 미래를 위해 지금의 삶을 희생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생의 즐거움과 행복이 복리처럼 쌓이면 미래는 더욱더 좋아질 것이라 믿기로 했다. 100세 인생이라며 인생은 길다고 그래서 가늘고 길게 가야 하고 젊어서 아끼고 아껴 부지런히 일하며 저축하고 퇴직 후에 여유 있는 노년의 인생을 살면 된다는 늘 들었을 법한 이 내용을 이해는 하고 알겠으나 그 또한 수많은 대중의 생각일 뿐이다.


내일을 위한 오늘이 아닌, 오늘도 건강하고 기쁘고 감사함을 충분히 느끼며 생의 즐거움에 감탄하고 그런 기분 좋은 감정 속에 하는 일 또한 잘 되리라 믿고 싶다.


믿는 대로, 생각한 대로 내가 완성될 것이기에 그렇게 사는 내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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