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트레이딩을 3년 6개월 동안 해보니

참 위험한 곳이다.

by 나폴리피자

2020년 3월 퇴사를 했다. 한 동안 회사를 안 나가니 속이 후련하고 좋았다. 더 이상 업무 전화도 없으니 마음이 평온하고 고요했다. 그러다 조금씩 백수의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초조해졌다.


여차저차 1년 동안 고민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그것은 전업투자자다. 나의 재능이나 과거의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었다. 당시엔 투자 광풍이었고 누구나 투자로 돈을 버는 세상이었다.


낯선 세계에 발을 내딛기 전에 책도 읽고 유튜브도 뒤져가며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유료강의도 끊어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투자는 수익을 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동시에 나는 매일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가상화폐시장의 선물 트레이딩을 알게 되었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큰돈을 투입할 수 있는 유혹이 있고, 가격 변동성이 커서 쉽게 돈을 잃는 구조로 설계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나는 그냥 짬짬이 단타로 돈을 벌고 싶었다.


돈을 쉽게 잃을 수 있어 소액으로 연습하듯이 시작을 했다. 무엇보다 투입할 자금도 별로 없었다.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3년 이상은 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100번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을 잡으면 80번은 손절이 나갔고 어떻게 운이 좋아 20번은 수익을 내기도 했다. 그렇게 사고팔고를 매일 조금씩 연습을 했고 어느덧 3년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수익은 조금씩 우상향 하기 시작했다. 경험치가 쌓이니 자신감도 붙었다. 그러다 최근에 급작스러운 큰 변동성으로 돈을 다 날렸다. 청산을 당했다. 소위 깡통을 차게 됐다. 처음 겪는 일이다.


원인을 분석하자면, 욕심을 부렸고 손절을 해야 하는 시점에 손절을 못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방치하게 되고 결국 계좌가 0원으로 끝났다.


이곳은 돈을 번 사람보단 잃은 사람이 많은 곳이다. 인간의 탐욕을 자극해서 이성보단 감정과 본능이 앞선 시장이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주위에 선물트레이딩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다. 자칫 누군가 접했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이 선물 트레이딩이지 도박판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제어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을 겨냥해 설계된 알고리즘에 놀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뭐든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나름 공부를 하고 실전 경험 또한 계속 쌓아 갔지만 여전히 어렵다. 과연 돈이 벌리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만 가득하다. 돈을 벌자고 어딘가에 현혹이 되어 이 판에 들어왔다. 주식 투자를 해서 긴 시간 기다려 보기도 했고, 선물 트레이딩으로 단타를 치며 돈을 잃기도 벌기도 해봤다.


뭐가 더 좋고 나쁜지는 각자의 투자 성향이나 환경에 따라 다 다른 것 같다. 다만, 선물 트레이딩만큼은 큰돈을 벌겠다고 욕심을 갖는 순간, 한 순간에 청산되는 위험한 투자판인 것 같다. 승자가 되려면 마치 아프리카 정글의 하이예나처럼 맹수가 먹다 남은 것을 조금씩 주워 먹는 수준으로 꾸준히 살길을 찾아가야 하는 곳 같다.


계좌가 깡통인 것은 처음 겪는지라 한 동안 멍했고, 허무했다. 우스갯소리로 선물트레이딩의 끝은 청산이라는 말이 있는데 실감이 났고 공포스러웠다. 도박판과 투자판 그 어딘가의 경계에서 이성적으로 깔끔하게 돈을 벌고 싶었으나 그것은 불가능이란 사실을 조금씩 깨닫고 있다. 여전히 훈련이 덜 된 것인지, 처음부터 안 되는 판에 뛰어들어 시간을 낭비한 것인지 고민을 하게 된다.


유튜브를 보면 AI를 활용해서 쇼츠 영상을 만들어 월 300만 원을 번다고 광고한다. 요즘엔 집에서 돈 벌 수 있는 부업이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다양해졌다. 어떤 것은 시행착오 한 두 달 겪고 돈이 벌리기도 하지만, 이곳 트레이딩이 세계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심지어 그렇게 투입했던 긴 시간에 대한 보상이 수익이 아닌 절망으로 끝나기도 해서 뭐라 말도 못 하겠다.


돈을 버는 것도 참 중요하지만 가급적이면 자신의 성향이나 여러 가지 것을 최대한 많이 고려해서 본인에게 적합한 분야를 선택해서 오랫동안 하다 보면 좋은 결실이 있지 않을까?


여전히 무엇이 맞는 방향인지 늘 고민하게 된다. 방황은 끝나지 않고, 좋은 결실은 여전히 멀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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