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영 동시 <첫 만남>
3월 3일. 오늘은 새 학년, 첫날이다. 어젯밤에 갑자기 새 학년 되는 게 떨린다고 한 우리 집 어린이에게 안진영 시인의 동시 <첫 만남>을 읽어주었다. 오늘 아침에는 내가 필사한 노트도 보여주었다. 첫 만남에 드는 감정들을 짚어보다가 치즈 조각 케이크가 생각나서 그렸다고도 알려주었다.
학창 시절, 새 학년 첫날이면 늘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어서 누군가 내게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며 혼자 낯설어하며 떨고 있었던 적이 많았다. 아이가 오늘 아침에 긴장돼라고 말한 이유가 이해된다. 분명히 오늘 새로운 교실에서 처음 만난 감정은 '낯설어'일 것이다.
안진영 시인은 <첫 만남>이라는 동시에서 각각의 감정을 가진 아이들을 감정 이름으로 불러주었다. 오늘 모든 학교의 교실에는 '낯설어 옆에 어색해 옆에 솔직히 두려워 옆에 반가워 옆에 궁금해 옆에 설레어 옆에 기대돼'가 있을 것이다. '낯설어'가 되어 등교한 아이가 '기대돼'가 되어 하교하기를 바라는 엄마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이 동시를 필사하면서 케이크 조각을 떠올린 이유는 내 안의 감정도 여러 층으로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낯설어'부터 '궁금해'까지 알아주면 그제야 비로소 '설레어'와 '기대돼'의 감정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내 감정을 알아주는 것은 자기 돌봄이다.
어쩌면
첫 만남에 드는 감정은
체리 하나 올린
치즈 케이크 한 조각일지 몰라
기대돼 와 설레어 부터 보이지만
사실 그 아래는
궁금해, 반가워, 두려워, 어색해, 낯설어
가 있지
그럴 땐 맨 아래 낯설어
부터 먹는 거야
맨 마지막으로 기대돼
를 먹으면 달콤한
첫 만남이 되거든
ON 문장: 나는 낯설어 야
OWN 문장: 나는 이해돼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