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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이 생일이면

새해를 대하는 마음

by 착한별


새해가 밝자마자 다음 날이 생일인 나는 늘 새해 인사와 생일 축하를 동시에 받는다. 새해 다음 날이 생일이라서 좋은 점은 사람들이 내 생일을 잘 기억해 준다는 것이다.

빨라도 너무 빠른 1월 생인 나는 여덟 살에 가까운 일곱 살이라서 학교도 일곱 살에 들어갔다. 내가 입학하던 시절엔 그랬다.


마흔 살까지는 주민등록상 생일을 우겼다. 같은 학년, 같은 과 친구들보다 한 살이 어리다는 걸 늘 강조했었다. 그렇게라도 한 살 더 어린 게 좋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한 살 더 어리다고 우기는 것이 별 의미 없다는 것을 안다. 마흔부터는 열 살 단위로 나이를 세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엉뚱한 생각도 했다.


투썸 케이크 + 백희나 그림책


그래서 생일 초는 올해도 네 개만 꽂아달라고 했다. 그냥 지금은 앞자리가 4인 시간이라고만 생각하고 살고 싶다.



나이는 하나가 아니다.


생물학적 나이가 4*라면 내 꿈의 나이는 몇 살일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흘러서 산 세월이 길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가 내가 하고 싶은 걸 찾고 내 의지대로 이것저것 도전해 보는 걸로는 이제 6년 차다. 그렇다면 내 꿈의 나이는 6살인 것이다. 아이를 내 소신대로 열심히 키운 것은 10년 차이다. 그렇다면 소신육아 나이는 열 이다. 독서의 맛을 제대로 알게 된 진짜 독서 나이는 다섯 살이다. 내 할 말을 제 때에 하고 나를 지키줄 알게 된 것은 3년 차이다. 그렇다면 를 지키는 힘 나이는 세 살이다. 만날 하겠다고 하고 시작도 못한 다이어트와 운동은 아직 태어나질 못했다. 0살이다. 이렇게 다양한 나이로 나를 보면 어떨까? 다양한 나이를 가진 나라고 생각하니 새해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소중히 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다양한 나이를 가진 나의 2025년을 응원한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인 나를 올해도 그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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