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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일상 Oct 06. 2015

월급날

[월급]님이 통장으로 입장하셨습니다.  

[저축]:퍼가요~♡

[보험료]:퍼가요~♡

[식료비]:퍼가요~♡

[카드값]:퍼가요~♡

[관리비]:퍼가요~♡

[교육비]:퍼가요~♡

[교통비]:퍼가요~♡

[기타 잡비]:퍼가요~♡  

[월급]님이 통장에서 퇴장하셨습니다.




며칠 전 월급날이 문득 생각납니다.

월급날이라는 게 이제는 어쩌다 보니 

큰 의미가 없어진 듯 싶습니다.


옛날엔 월급날이면,

두툼한 월급봉투를 손수 회사에서

건네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월급날이면,

지급명세서라는 걸 주거나,

그마저도 이메일로 보내는 회사가 많은 듯합니다.


최첨단 시대에 걸맞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가끔은 옛날 방식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집에 가서 월급봉투를 건네면서

월급봉투를 열어보는 모습이라던가

비싸지 않은 외식을 가족들과 함께하던 때라던가


"한 달 동안 고생 많았어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때라던가


그런 때를  기억하려고 해도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은 듯 싶습니다.


그렇게 기억도 사라지는 것 만큼

제 자신의 감정이 메말라 버렸다는 것이

때론 사람 냄새 풋풋하게 나는

아날로그 시절이 그리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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