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혈액순환, 대화
답답하다(형용사): 1_숨이 막힐 듯이 갑갑하다. 2_애가 타고 갑갑하다. 3_융통성이 없이 고지식하다.
"호박 고구마~~"
네이버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답답하다의 사전적 정의이다. 내가 '답답하다'라는 말을 생각보다 자주 쓰고 있던데 나는 언제 답답하다는 표현을 하곤 했을까. 물리적인 외부의 힘으로 답답함을 느끼기 보다는 말이 안 통한다고 느낄 때 나는 답답하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다 좋은데, 사람 자체는 너무 좋은데 음..사람이 너무 답답해..' 대화 코드가 맞지 않으니 10분이 1시간 같고, 평소에 잘 들여다 보지도 않는 시계는 왜 그렇게 자주 보는지. 새삼 10분이 이렇게 긴 시간이었구나 알아 차린다. 결국 그 사람과 나는 그렇게 집으로 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답답함에 벗어났다는 해방감도 느꼈지만 내가 너무 깐깐한 취향을 가진 건 아닌지 내 자신에게도 답답함을 느꼈다. 나의 영혼의 단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나와 대화가 분명히 잘 되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
나는 이번 생은 대화하기 위해서 태어났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소통에 진심이다. 나와 대화가 잘 되는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쌍둥이 둘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 둘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지낼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서로 대화코드가 잘 맞기 때문일 것이다. 싸우더라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대화와 소통은 사이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어 주는 것이다. 쌍둥이자리 사람들은 타고나길 대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대화할 수 있는 자료들을 언제든지 충전해두고 있다. 그리고 그 누구를 만나도 어떤 주제가 되었든 쌍둥이 자리 사람들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얼마든지 시간을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어색한 침묵은 그들에게 답답함을 넘어서 숨막힐 듯한 괴로움까지 동반한다. 그래서 항상 유행에 민감하고 회자되는 일들은 그 어떤 것이든 머릿 속 창고에 꼭꼭 저장해 둔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저장해 둔 창고에서 적당한 주제를 골라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도 대화가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거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쌍둥이자리 사람들을 힘들게 만든다. 그 결과는 '아, 이 사람과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구나. 나랑 인연이 없는 사람인가봐' 쌍둥이자리 사람들에게 소통은 전부이자 그 자체만으로 그 어떤 조건과 바꿀 수 없는 가치가 있다. 대화 빼고는 다른 조건은 퍼펙트한 그 사람, 하지만 쌍둥이자리 출신에게는 예외라는 것.
좋게 말하면 중립인데 사실 우리는 중립적인 입장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중립을 지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닌데 간혹 회색분자로 폄하되면서 그 어느 입장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을 기회주의자로 몰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그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몹시 불편한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천칭자리 사람들이다. 천칭자리 사람들은 타고나길 그 어느 쪽도 기우는 것을 보기 힘들어하는 수평을 유지해야만 마음의 안정을 찾는 평화주의자들이다. 문제는 내 문제도 저울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 것을 못 봐주는 것이다. 우유부단한 성격은 시회생활 중에도 개인적인 문제에서도 그리 도움이 되어 주지 않는다. 상대방은 그 어느 소속에도 속하지 않는 천칭이 답답하고,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본인에게 또 한번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호의적인 본심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사기도 하는 천칭자리 사람들. 그들에게 소통은 편가르지 않고 동일하게 서로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균형있는 대화가 그들의 행복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균형있는 대화를 주도하는 중재자 입장이 되었을 때 존재감을 느끼며 스스로 뿌듯해한다. '나의 소통으로 인해서 양쪽의 균형이 잡혔어! 나의 중재로 인해서 평화가 유지가 되었어!'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천칭자리의 이런 착한 마음에 불편함을 가질 때가 많다. '내 편이라면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내가 듣고 싶은 말, 듣고 싶은 위로 그냥 한번쯤 해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냥 한번쯤 내 편에 서서 내 입장 옹호해 줄 수도 있는 거잖아. 꼭 그렇게 매번 바른 소리만 해야 되는 거냐고!'
'괴짜'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누군가는 천재적인 특별함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이상하고 요상한 유별남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 세상은 독특함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지만 막상 너무 튀는 행동으로 생각지 못한 변수들을 불편해하는 시선들이 많다. 그래서 독특함이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대중적이지 않거나 기존에서 벗어난 무언가는 신선하기 보다는 환영받기 어려운 낯선 존재로 치부된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중 하나인 '노홍철'은 내가 본 사람들 중 가장 물병자리 세상에 가까운 사람이다. 처음에 그를 접한 사람들은 그가 보여준 그 만의 정신세계에 경악스러움을 표현하고는 했지만 만약 그가 그런 비호감에 부딪혀 그를 세상 속 시선에 가두어 버렸다면 그가 보여준 그 만의 독특한 발상을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하나의 트렌드였고,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사람들은 노홍철이 가지고 있는 그의 독특함을 개성으로 받아들였고 명석한 그의 발상은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였다. 물병자리 사람들은 똑똑하고 개성이 넘친다. 그래서 남들이 생각지 못한 기발함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만의 리그에서 그들 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싶어한다. 그 속에서 통하는 언어는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한다. 만약 내가 혹은 나의 지인이 물병자리 출신이라면 굳이 평범한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기죽을 필요가 없다. 낭중지추(囊中之錐),언젠가는 나를 알아봐주는 세상을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