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할지stop할지 내가 결정해

별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나의 세상 속 화성에게

by 차크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화가 났던 순간은 언제였던가? 내 기억으로는 25살 때 학원 강사로 첫 사회경험을 시작했을 때였다. 학부모 민원 전화를 받고서 나에게 분풀이를 했던 원장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실 내가 맡아서 가르치는 학생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탓으로 돌려버리는 원장 때문에 참 많이 억울했다. 학원 수업이 시작 되기 직전까지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당시 학원에 와서 울고 있는 내 얼굴을 닦아주던 4학년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주머니에서 춥파춥스 포도맛 사탕을 꺼내주면서 울지말라고 달래준 덕분에 학원을 그만두려던 마음을 한 번 접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춥파춥스 포도맛 사탕을 보면 그 아이가 떠오르는데 어엿한 여대생으로 자랐을 그 아이가 참 보고 싶다.

"고마웠어. 수진아!"


내 인생에서 가장 분노했던 순간은 아마도 남편이 나를 속였던 사건이었다. 결혼하고나서 1년 후부터였을까. 남편의 아버지가 아프다는 이유로 들어오는 월급은 시골에 병원비로 쓰였고, 나에게는 생활비로 100만원 가량을 주면서 나와 한살배기 아이를 친정에 방치해 두었다. 친정의 금전적 도움을 당연시 여긴 남편은 마음 놓고 집에서 4시간 가량 떨어진 본가를 쉴 새 없이 내려가기 바빴다. (그 당시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나는 나쁜 X이 될 것만 같아서 꾹 참았다.)남편 말로는 할 사람이 본인 밖에 없다고 하는데..가장 손이 많이 가고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 시간을 나는 독박육아로 채우고 있었다. 그 정신 없는 와중에도 남편은 타고 다니는 차를 바꿀 마음의 여유는 있었나 보다. 나와 상의도 없이 자동차 매장으로 가서 차량을 계약하고, 타고 다니던 차량은 자기 동생에게 주었다. 그 때부터였나보다. 남편의 허세가 발동하고, 더 나아가 나를 속이기까지 했던 그 마음이.


남편은 항상 자신이 받는 월급이 적다고 투정을 부리며 회사를 다녔다. 하지만 나는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그 동안 시골 병원비에 쓴다고 제대로 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통째로 받는 월급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고, 정말 열심히 저축하면서 생활비를 사용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남편은 회사에서 넘어져 다친 허리를 핑계로 딱 3년만에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다친 허리를 이유로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가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은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나에게 통보했다. 한창 코인 열풍이 불고 있었던 2021년 여름, 남편은 원치 않은 고백을 무릎을 꿇고 했다. 남편은 나 몰래 오피스텔을 하나 계약 하고, 그 곳에 자신 만의 아지트를 만들었다. 회사에 출근 하는 척을 하면서 오피스텔로 들어가 자신만의 시간을 만끽하면서 지인 소개로 투자한 코인으로 허세와 돈 놀이에 빠져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약 4개월 가량 내가 받았던 남편의 월급은 코인으로 불린 수익 중 일부를 준 것이었는데 그 코인이 더 이상 회수할 수 없을 만큼 바닥을 치자 어쩔 수 없이 나에게 고백아닌 고백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 당시 남편이 투자한 돈은 1억이었다. 그 때 나의 분노는 이혼이라는 마침표로 그를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는 예지몽을 가끔 꾸는데 소름 돋게 맞는다. "니 남편, 아직도 널 속이고 있어."

그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남편의 한탕주의는 또 발동하는데 고향 친한 형의 소개로 만난 사기꾼에게 돈 5천만원을 빌려주는 아주 정신나간 행동을 하고 만다. 그 돈을 빌려주면 몇 배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하면서. 지난 해, 무릎 꿇고 빌었던 사건이 아직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 나를 속이고, 아버지 병원비라면서 꼭 돌려주셔야 한다며 생전 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담대한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갑자기 몇 천만원의 빚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사기꾼을 잡기 위해서 난생 처음으로 변호사를 수임하여 소송이라는 걸 진행하고 있다. 아직 남편은 정신을 못 차린 듯 하다. 왜냐하면 차량 가액이 1억5천을 넘기는 B사 차량을 사고 싶어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구나.' 지난 악몽이 스쳐 지나간다.


인생을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크고 작게 다치기도 한다. 그로 인해 몸과 마음에는 상처와 통증이 발생한다. 화성이라는 행성은 항상 붉게 빛을 내며 화(火)가 가득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나의 하늘에 화성이 힘을 얻으면 화성의 분노가 나의 인생을 흔들어 놓는다. 사나워진 화성은 분노로 인해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분노를 발판 삼아서 끝을 보게 만들지 아니면 그 분노를 잠재우고 억눌러 끝이 아닌 여지를 둘지 말이다. 그로 인한 나의 선택은 다른 결과를 가져오고 다른 인생을 만든다. 춥파춥스를 건네주던 제자 덕분에 나의 첫 사회생활은 분노에서 단절로 끝나지 않았다. 화성이란 행성은 모두의 하늘에 불청객처럼 지나간다. 불청객을 맞이하는 나의 마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끝을 보는 것이 나에게 이로운지 아니면 여지를 남겨 두는 것이 나에게 유리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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