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린이 누군지 물으신다면

별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나의 세상 속 수성에게

by 차크라

민사린.. 그 이름을 듣는 순간 할 말이 갑자기 많아진다면 그 이유는 첫 번째가 바로 당신이 여성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혼자라는 것이 분명하다. 몇 년 전 '82년생 김지영' 영화를 남편과 함께 보고 나서 나오는 길에 남편은 "시댁 스트레스로 육아 스트레스로 빙의가 된다고? 좀 오버다.."

결혼하면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잖아. 안 그래?

민사린을 보면서 답답해하면서도 격하게 공감한다면 그건 바로 내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사린이 주변을 보면서 분노하고 있다면 그건 바로 내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오버랩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이를 낳고서 첫 시댁을 방문했던 날, 스트레스로 응급실을 간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나의 한 살배기 아이도 덩달아 응급실 행으로 새벽을 뜬 눈으로 지새운 적이 있다. 시댁에서 먹은 음식이 잘 못된 것인지 그날 새벽에 매스꺼움으로 일어나 구토증상을 보였다. 너무 심하게 한 탓인지 위가 쓰리고 아파서 물조차도 넘기기 힘들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은 얼굴에는 짜증과 비난이 그리고 말에는 비수가 달려있었다.

"왜 멀쩡하다 하필 우리 집에 와서 아픈 거냐고! 우리 어머니가 만든 아침도 못 먹을 정도로!"

"다른 식구들이 너만 걱정하잖아. 왜 이런 걸로 걱정시키는 거야!"

"내가 너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거야, 네가 내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어!"


남편의 가족들은 남편이 있는 자리에서는 나를 어려워하는 척, 내 눈치를 보는 척, 나를 배려하는 척으로 남편 눈에는 시댁 식구들이 며느리 눈치를 보고 있다는 상황을 연출하였다. 그들은 아들보다 잘난 며느리가, 경제적으로 있는 집 자식인 며느리가 어렵다는 투로 나를 대했다. 그래서 시댁 관련 부부싸움을 하면 항상 남편은 "우리 집이 돈 없고 해준게 없어서 무시하는 거야?"를 말 끝마다 달고 산다. 하지만 남편이 없는 자리에서는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행동을 여과 없이 하면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나를 대하곤 하였는데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결혼 준비 기간 동안에도 시어머니의 심술과 시동생의 무례함 그리고 시댁의 근본 없는 우월의식과 이중인격적인 행동으로 인해 나를 비롯하여 나의 친정까지 불쾌하게 만든 일이 많았다. 아마도 그걸 참아내고 결혼을 하고 나서 이제는 내 식구 되었으니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생각들을 하셨는지.. 최근에는 장례식장에서 앞에서는 울고, 뒤에서는 돈을 바닥에 펼쳐놓고 세고 있는 시어머니의 모습과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거 하고 살 수 있겠다!' 외치는 시동생에게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모습을 남편이 봤어야 하는데..)


속앓이로 곪았던 내 마음은 내 몸속에 염증 수치를 높이고 있었고, 그것을 견디지 못한 내 몸이 반응을 보인 것이다. 구토를 하고, 발열 증상으로 오한이 오고, 어지러운 것 이 모든 것이 몸속에 염증수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데 그 원인은 알 수가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응급실을 나왔다.

시어머니는 남편 앞에서는 아이를 안아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며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나는 그런 행동을 이해하기 참 힘들었다. '왜 저러는 거지..' 아마도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 보면서 어려워한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남편이 자리를 비우자 조심스러워했던 시댁 식구들은 내 품에 안겨 있던 아이를 빼앗아 안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아이는 갑자기 엄마 품에서 벗어나 당황스러워하였고, 낯가림을 하는 지라 불안함에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했다. 너무 울어서 얼굴과 몸이 땀범벅이 되고 빨갛게 달아올랐음에도 시어머니를 거처 시동생에게 그리고 시누이까지 그런 아이를 서로 번갈아 돌아가며 안고 있었다. 그때 그렇게 발버둥 치며 울어 대던 아이를 보면서 차마 아이를 떼어내지 못했다. 남편의 귀에 어떤 식으로 말이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나한테 전염이 된 걸까, 아이도 스트레스가 심했던 탓인지 한 살배기 아이는 내가 응급실을 나온 다음 날 급작스런 발열과 설사로 인해서 또 응급실을 다녀오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아이 역시.. 염증 반응..


수성이란 행성은 수(水) 성이기도 하고 수(秀) 성이기도 하다. 물처럼 그 형태가 자유롭듯 유연하고 적응력이 좋다. 또한 언변 좋고 영민하고 논리적인 이성(理性)적인 행성이다. 나의 감정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것이 바로 수성의 힘이다. 수성의 힘이 강할수록 우리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한다. 후회 없는 나의 인생을 위해서 내 멋대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게 막고 참아내는 역할을 하는데 수성이 너무 약해서 컨트롤을 못하는 것도 큰 일이지만 반면에 너무 참으면 마음에 병이 생긴다.

'원래 다 그렇게 하는 거야, 그게 당연한 거지'

이 문구가 너무나 당연한 공간인 상황에 놓이면 부당함을 억지로 받아들이면서 나의 수성은 과도하게 작동하기 시작한다. 시월드라는 공간은 도리와 명분이라는 무게감을 더해 부당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회사라는 공간은 사표 쓰고 나오거나 이직이라도 할 수 있지.. 그리고 월급도 주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참는 건 바로 그들과의 관계성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한 말과 행동을 행여나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내 속은 문드러져 가고 있음에도..

나의 이성을 지배하는 수성은 지치고 지쳐서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정도에 다다르면 그때는 수성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로 돌변한다. 더 정확하게는 더 이상 브레이크를 잡기 원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나를 더 손상시켜 망가지지 않길 바라서 일 것이다. 우리가 민사린을 보면서 격공하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맞대응하며 분노하려던 그 순간에 나의 수성이 과도한 힘을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분명 사람이라는 존재는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이고,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수성이 가지고 있는 냉정함과 이성적인 판단을 이제는 참는데 이용하지 말고, 나를 지키는데 이용하는 것으로 나의 수성을 지켜내도록 그 방법을 바꿔야 한다. 사린이가 아닌 사린이의 손위 동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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