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나의 세상 속 달에게
며칠 전 아이와 과천과학관 천문대에 올라가서 바라본 슈퍼문은 정말 황홀경이었다. 꼭 밤하늘에 커다란 전구를 매달아 놓은 것 마냥 유난히 밝았던 슈퍼 블루문은 주변 하늘까지 밝히고 있었다. 지구만 바라보는 순애보 위성 달은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지구의 바닷물을 넘치게도 하고, 마르게 하기도 하는데 어린 시절 달님 덕분에 갯벌을 드러낸 바다를 처음 보았을 때 그리고 그 자리를 다시 바닷물로 메우는 모습을 보고 정말 신기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달은 지구뿐만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각자 인생사에게도 영향력을 보이고 있으니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달빛 아래에서 정안수를 올리고 그렇게 빌었나 보다.
그리고 나는 달을 둥그럽고 탐스러운 보름달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소원을 빌고 있다.
"달님! 제 소원을 이루어주세요!"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요즘에 대학생들이 팀플과제를 할 때에 서로의 MBTI를 소개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가 되었다. MBTI에 따라서 자기 적성에 잘 맞는 과제를 나누기도 하고, 무엇보다 팀원들끼리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보니 팀플을 분열 없이 효율적으로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쟤, 왜 저래?'
'아, I라서 저러는가 보다 '그럼 내가 이해를 해야지.'
누군가를 잘 이해하고픈 마음은 결국 나를 이해시켜 내게로 돌아오는 상처를 방어하는 힘을 만들어내고, 인간관계를 조금 더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힘을 생기게 만든다. 그래서 과거에는 심심풀이 심리테스트로 끝났다면 요즘은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면서 우리는 나 자신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헛갈릴 때가 많다. 내성적인 줄 알았는데 어디서 없던 용기가 생겼는지, 평소 나답지 않은 나의 행동에 내가 놀라 딴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을 자주 느낄 수 있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나 또한 진짜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더라? 내가 이걸 좋아했었나?'
어느 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내 모습을 발견한 순간이 있었다. 아까는 말 없고 수줍은 듯 조신한 척하고 있다가 지금은 상대의 말 끝나기가 무섭게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치고 앉아있다. 이따가 저녁에 만나는 사람에게는 또 어떤 모습으로 앉아있을까?
난 명품보다는 독특한 디자인에 더 시선이 가는 편이다. 가끔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지하상가에서 예쁜 옷이나 액세서리가 있으면 기분 좋게 사서 들고 다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하지만 명품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면 나는 명품 이름을 줄줄이 대면서 명품 예찬을 펼치고 있기 바쁘다. 대화를 주도적으로 끌어가고 싶은 나는 친구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여 평소에 관심도 없던 브랜드를 그날만큼은 열심히 공부하고 그 자리에 나타난다. 어떤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나왔는지 요즘 나온 브랜드 중에 어떤 것이 맘에 든다던지 또는 연예인 A양이 그 브랜드 착장하고 나온 거 너무 갖고 싶다던지..
'난 어쩌면 그걸 좋아하고 있었는지 몰라. 그저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 맞아, 난 그걸 좋아해!'
가스라이팅을 나 자신에게도 하다 보면 최면에 걸려 버리기도 한다.
'月亮代表我的心' 저 달빛이 내 마음을 비춰줘요.
달은 내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다. 그리고 그런 달은 나의 건강한 육신과 정신까지 지배한다. 내 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이 건강할수록 나는 더욱 나 다워지고, 나 자신에게 솔직 담백 해진다. 슈퍼문처럼 밝은 기운과 달빛이 앞으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비춰주듯이 말이다. 존재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달은 주변까지 환하게 만들고 밝은 기운을 전달해 준다. 가는 길이 분명한 사람은 몸이 지칠 이유도 그로 인해 정신까지 힘들 상황도 마주하지 않는다. 하지만 달이 약할수록 길 잃고 헤매는 나를 만들기 일쑤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은 너무 지치고 괴로운 일이다. 마치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길고 긴 터널을 정처 없이 걷는 그런 무기력함은 바로 달이 지쳐있다는 증거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해야 하고 그로 인해 나의 마음까지 지쳐 쉽게 우울해지고 낮은 자존감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내가 나답지 못하는 이유, 그 이유는 바로 나의 중심이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시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원래 그런 것도 당연한 것도 없다'
내 마음속에 마음의 병을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내 인생의 달의 상태를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혹시 내가 스트레스를 당연히 받아들이면서 나 자신을 혹사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휘청이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정말 힘든데 그 힘듦을 남들의 시선으로 인해서 애써 가볍게 여기며 감추고 괴로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달이 더 이상 상처받아 어떤 약으로 치료를 해도 회복되지 않는 상태로 아파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 있게 나의 MBTI를 외치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나란 존재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타인의 시선에 갇혀 나의 세상이 월식(月蝕)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누구보다 소중한 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