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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한 Nov 01. 2020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하는 이유

'시간이 없다'라는 거짓말

매년 1월이 되면 헬스장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저마다 큰 포부를 갖고 새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큰맘 먹고 장기 회원에 등록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헬스장의 북적임은 채 한 달도 유지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꾸준히 운동해 온 회원들은 일시적으로 북적이는 기간에만 잠시 운동을 쉬기도 합니다. 누구나 운동의 중요성을 알지만 대다수는 운동을 하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주변에 이런 분이 있다면 혹시 질문을 해보세요.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어...


생명 유지 활동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운동을 할 시간도 없는데 부수입 창출을 위한 작업을 할 시간이 있을까요? 영상을 찍고 편집을 하고 일주일에 한두 편씩 꾸준히 업데이트를 한다고요? 일주일에 최소 두 개 정도는 블로그 포스팅이나 제품 상세 페이지를 꾸준히 올려야 한다고요? 꿈도 못 꿀 일들처럼 느껴집니다.


한국 성인의 1년 평균 독서량이 1권이 채 되지 않습니다. 생업에 바쁘기 때문에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1년 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은 약 276시간입니다.(와이즈 앱, 2019년 8월) 정말 시간이 '없는' 걸까요? 유튜브 시청이 운동이나 독서보다 좋지 않은 활동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시간을 관리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시간 관리란, 허락된 시간을 나에게 우선순위 높은 일들로 채워나가는 기술입니다.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아무리 고급 꿀팁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쪼개고 내 시간을 할애해서 실행하지 않으면 그 꿀팁을 듣고 이해한 시간조차 무의미해집니다. 운동처럼 반복적으로 행해야 하는 것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루틴을 관리하지 않으면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 끈을 묶는 일은 치킨 한 마리와 맥주 한 잔으로 여지없이 대체됩니다.



시간 관리는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일

지금의 나는 과거가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고 내일의 나는 과거+오늘이 빚어낸 결과물입니다. 길고 긴 수식 하나를 세워서 어떤 답을 얻었는데 그 답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정답과 거리가 있다면 수식을 차근차근 보면서 고쳐나가면 됩니다. 다시 처음부터 수식을 작성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인생은 한번 작성된 과거의 기록은 수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답이 잘못되었다는 깨닫는다고 해도 잘못 입력한 수식은 바꿀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즉 오늘부터 새로운 수식을 덧대어 써주면 됩니다. 과거에 어떤 바보 같은 수식을 활용했는지 후회하고 안타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바꿀 수 없는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결단력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과감히 실행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다면, 지금의 오답은 딱히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 인생에 좋은 수식을 덧대기 위한 자그마한 장치가 시간 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치를 통해 비로소 나 자신이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됩니다. 인간은 너무도 쉽게 주변의 영향을 받습니다. 보이니까 보고 하자니까 합니다. 많은 일들이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작되고 시간을 좀먹습니다.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며 여러분의 '선택'에 의한 일과 끌려다니듯 하게 된 일들을 나눠보세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의해 내가 왜 보고 있는지 모르는 동영상들을 보고 있고, 나의 손가락이 나보다 먼저 인스타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뭔가를 검색하려고 접속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처음의 목적은 잊은 채 서핑의 꼬리를 물고 있고, 오늘도 넷플릭스는 내가 좋아할 만한 미드를 귀신같이 골라서 추천해 줍니다. 수많은 매체와 온/오프라인의 서비스들은 호시탐탐 내 시간을 빼앗기 위해 연구합니다.


시간은 사람을 만듭니다. 지금의 나는 내가 보낸 시간들이 모여 만든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활용했던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끌려다녔던 시간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내가 온전한 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시간 관리란 결국 내 삶을 나답게 살기 위한 방법입니다.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거창해 보이지만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습관으로도 시간은 관리될 수 있습니다.



반복된 평범함이 비범함을 만든다

이 책은 너무 멀리 있어 잡히지 않았던 목표를 멱살 잡고 끌고 와 평범하게 만들기 위해 쓰였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열망하는 뭔가를 이뤄낸 사람을 비범하게 바라보지만 사실 이미 이루고 난 사람에겐 그건 평범한 일상 중 하나입니다.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늘 하던 일일 뿐인 것이죠.

보통 어떤 운동을 시작하거나 게임을 시작할 때 우리는 저 높은 목표와 이상을 바라보며 시작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제 테니스의 포핸드 스트로크 기본 동작을 익혔는데 페더러처럼 칠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막 리그 오브 레전드의 튜토리얼을 마쳤는데 페이커처럼 센스 있는 미드 라이너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물론 롤 모델을 설정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분야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사실 '그냥 합니다'. 너무 멀리, 높게만 보다 보면 조바심이 생기고 현재 내 상황에 불만족스럽습니다.

멋진 근육을 같기 위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 근육은 너무 보잘것없어 보이고, 내가 친 테니스 공이 홈런이 될 때면 난 이 운동이 잘 안 맞나 봐 하고 금세 포기의 길을 걷습니다. 글도 조금 써보다가 잘 안 써지고 원하는 어휘가 적재적소에 떠오르지 않기에 '난 역시 글 쓰는 건 잘 못하는 듯' 하며 내려놓습니다. 애석하게도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지나치게 원대한 목표 의식은 그 일을 이루기에는 오히려 방해와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종 식재료를 손질하지 않고 재료의 원래 모습 그대로 요리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목표라는 것 역시 불필요한 부분은 잘라내고 내 입에 먹기 좋고 보기 좋은 크기로 손질해 두어야 요리가 가능해지고 비로소 내 식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결국 반복된 평범함이 비범함을 만듭니다. 우선순위와 시간을 정해두고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그냥 합니다. 하다 보면 더 디테일한 방법이 보이고 길이 생깁니다. 내가 무엇을 할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세밀한 옵션들은 조금 나중에 조정하고 고민해도 크게 늦지 않습니다. 제가 안내 드릴 시간 관리 역시 대략적인 장기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쪼개어진 작은 행동 양식들을 평범하게 만드는데 치중되어 있습니다. '헤밍웨이 같은 글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야' 같은 목표를 세우는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자르고 손질하여 내 일상 속에 스며들게 하는 법을 안내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을 비범한 듯 바라보는 사람에게 '이거? 별거 아니야' 하며 아무 일 아닌 듯 손사래치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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