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기세다

당당함을 잃지 않는 법

by 차PD

"차주현 지원자님. 들어오세요“

”안녕하세요.“

“네 반갑습니다. 면접 시작할게요. 자기 소개부터 시작할까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손에 땀을 쥐는 순간이죠. 서류 전형이 통과되면 다음 단계는 면접입니다. 나와 함께 일하게 될 조직장 혹은 인사 담당자와 처음 만나는 자리이자, 채용을 위한 결정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진행되는 절차에서도 불합격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첫번째 면접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됩니다. 상황이 이러니 긴장될 수 밖에 없죠.

저는 여섯번째 회사에 재직중이기 때문에 2차, 3차 면접을 포함하면 작게 잡아도 12회 이상의 면접 경험이 있습니다. 운이 좋은 것인지 지금껏 면접 불합격 통보를 받은 적은 없었어요. 외모가 빼어나지도 실력이 넘사벽으로 출중하지도 않은 제가 왜 면접 결과는 좋았을지 의아했었는데, 면접관이 되어 여러 면접을 진행하고나니 조금은 보이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 점들을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1.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부터 짚고 넘어갈게요. 서로간의 귀중한 시간을 써가며 면접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름 아닌 ’지원자에 대한 궁금함‘입니다.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거예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이 사람이 누군지,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호기심이 있어야 면접에 대한 욕구가 일어납니다.

러닝에 대한 세미나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어떻게 뛰는게 좋은건지, 어떤 신발을 신는게 적당하고 대회 준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사람들은 듣고 싶어해요. 당신은 오랜 시간 러닝을 해왔고 관련 지식들을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즉,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대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죠. 그 즉시 이 세미나는 당신 거예요.

면접도 마찬가지예요. 모두의 궁금증이 향해있는 인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키를 쥐고 있는겁니다. 그것이 면접의 본질이니까요. 누굴까요? 네, 바로 면접을 보는 여러분입니다. 결국 여러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여러분이니 주눅들거나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예요. 이것이 아주 기초가 되는 마인드 셋업입니다.




2. 면접은 서로가 보는 것


면접을 내가 일방적으로 평가받고 채용의 당락을 결정받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그런 태도로 면접을 진행하는 곳도 많아요. 하지만 이것은 절반만 진실입니다. 회사도 여러분을 면접보지만 여러분도 회사를 면접봐야 합니다. 업무 분위기는 어떤지 조직장의 의사결정은 어떤 원칙과 기준을 통해 이뤄지는지 합리적인 조직 경영이 이루어지는지 등등요.

물론 한시간 남짓한 질의응답으로 이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면접관의 대답과 표정 그리고 나의 적절한 질문들로 최대한 단서를 끌어 모으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 회사가 나의 핏이나 가치관에 맞지 않는다? 당연히 가지 않는 선택을 해야하죠.

무엇보다 회사를 궁금해하고 회사를 알아보려는 그 태도 자체가 면접에서 좋은 효과를 냅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회사를 진지하게 고르고 판단하는 모습은 인생과 커리어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과 사려깊은 행동으로 보이고 이 점은 “내가 얼마나 업무에 진지한 사람인지”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설득력있는 포인트가 됩니다.




3. 멋진 대답이 아니라 솔직하고 당당한 대답을


많은 지원자들이 멋진 대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훌륭하고 화려한 언변을 구사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런 대답이 감점 요인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좋은 대답 컴플렉스’는 순작용보다 부작용이 훨씬 더 큽니다.

멋지고 좋은 대답을 위해 자기 자신을 숨기고 그럴듯한 말로 꾸며낼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대답은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이 궁금한’ 면접관에게는 좋게 작용되지 않아요. 지원자가 꾸며낸 말은 역설적으로 그 사람을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훌륭하지만 하나마나한’ 대답이 되기 쉬워요. 이런 경우 그냥 자기 자신이 되어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훨씬 이롭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게 더 좋은 대답입니다. 면접은 슈퍼맨을 뽑는 과정이 아니예요. 자기가 몰랐거나 놓친것을 확실히 인정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것이 그 면접 자체로서는 더 좋은 답변입니다. (물론 해당 직무 종사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모르고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요.) 이런 태도는 곧바로 업무로 연결되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리더라면 이 점을 높게 평가하리라고 확신합니다.




4. 질문은 최선의 공격

소개팅을 나갔습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 분이 나왔네요. 들뜬 마음으로 이런 저런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듣는데 문득 깨달았습니다. 최소한의 기본적인 질문 이후로는 전혀 나에게 뭔가를 물어보지 않네요. 이런 경우 어떤 마음이 들까요? 아, 저사람은 내게 관심이 없구나. 내가 별로인가보다. 하지 않을까요?

앞서 면접자도 회사를 면접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면접관도 이 부분을 알기에 눈치를 보고 신경을 씁니다. 저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저 사람은 우리를 어떻게 볼까? 이 회사에 관심이 있을까? 처럼요. 이때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이 바로 ‘질문’입니다.

보통 면접자가 질문을 받는 형태로 면접이 진행됩니다만, 중간중간 적절한 포인트에 궁금한 점을 역으로 질문해야합니다. 다소 딱딱한 분위기라면 ‘제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질문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하고 포문을 열어도 괜찮습니다. 일방적인 질문과 대답만 오가는 면접은 면접관 입장에서도 재미가 없습니다. 상대방이 관심을 보이고 궁금해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고 그 다음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꼬리를 물며 이어갈 수 있어요. 일방적인 질의 응답이 아니라 대화의 장이 되면 그 시간 자체가 즐거워집니다. 면접이 서로간 즐거웠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봐도 좋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포인트들을 지키지 못한 면접자의 태도를 묘사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혹시 내가 해당되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면접은 늘 긴장된다. 취업 시장을 대변하듯 면접실은 쌀쌀하기만 하고 내 몸도 오들오들 떨린다. 몇 번째 면접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 면접에서도 선택되지 못하면 또 어디를 써야할까? 면접관들이 무엇을 물어볼지 두렵다. 행여나 대답을 횡설수설하지 않을까.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지 않을까 걱정된다. 내가 여전히 부족한 사람임을 들키고 싶지 않다.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면접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면접 질문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질문에 어떤 답변을 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답을 만들어내기 급급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 궁금한 점이 없냐는 질문에도 특별히 궁금한 점이 없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궁금한 점이 없기도 했고 나를 어떻게 평가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이 회사에서 떨어지면 또 다른 회사를 알아보고 다시 이력서를 써야한다. 생각만 해도 갑갑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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