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없이 쓰는 글
한 붓으로 쓴 글이기.
30분 내로 쓴 글이기.
퇴고를 하지 않은 글이기.
임시 저장 해 두었다 나중에 고치지 않는 글이기.
쓰는 도중 딴짓하지 않는 글이기.
문단 수정한답시고 키보드보다 마우스를 더 많이 쓰지 않는 글이기.
매일 억지로 쓰려하지 않아도 매일 쓰고 싶은 생각이 드는 글이기.
매일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글이기.
그전에, 내 마음에 드는 글이기.
마음을 쥐어짜지 않는 글이기.
쓰다 말고 괜히 팔짱 끼고 흠, 하며 고민하지 않는 글이기.
이미 지나간 이틀을 안타까워하지 않는 글이기.
표지 사진을 고르는 데 5분 이상 걸리지 않은 글이기.
저작권 무료 이미지만 사용한 글이기.
완벽함을 따지지 않는 글이기.
글감이 없으면 없는 대로 쓰는 글이기.
술 마시는 날에는 그날 먹은 안주와 술집에서 본 사람들을 적는 글이기.
외박을 하는 날에는 그날의 영수증을 적는 글이기.
글이기 전에 낙서인 글이기.
이거 갖고 뭔가 해 보려 하지 않는 글이기.
읽는 데 5분도 안 걸리는 글이기.
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그만 쓰는 글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