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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라 Mar 17. 2019

44. 태양의 대륙 남미로

포르투갈 리스본-페루 리마

깃털처럼 가볍게 ...  

▲리스본-마드리드-페루 리마로 가는 긴 항로


11월 12일  새벽 5시에 기상을 했다. 오늘은 이곳 유럽의 땅 끝 리스본에서 남미 페루의 리마까지 날아가는 긴 여정을 날아가야 한다. 리스본 발 아침 8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마드리드로 날아가 다시 페루 리마 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짐을 꾸려 메고 호스텔 로비로 나가니 다른 여행객들도 몇 명이 로비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난히 내게 친절하게 말을 건 20대의 젊은 남자 여행객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상파울루에 오거 던 연락을 하라고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적어주었다. 여행자들은 금 새 이렇게 죽마고우처럼 친해진다. 


호스텔에서 준비해준 빵과 주스를 들고 나와 공항으로 가는 44번, 45번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았다. 이거, 비행기 시간 늦겠는데… 할 수 없이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 탔다. 40대 초반의 택시운전사는 매우 친절했다. 영어는 거의 못하는데 버스들이 오늘 파업을 해서 다니지 않는단다. 무작정 기다렸다가는 큰 일 날 번했네. 그는 리스본 시내의 이곳저곳을 동양의 이방인에게 부지런히 설명해 주었다. 박물관을 보면 뮤제오, 동상을 지나가면 그 동상의 이름을 짤막하게 부르며 가르쳐 주었다. 고마웠다. 


공항에 도착하여 택시비 7유로를 주고 친절한 운전수와 이별을 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호스텔에서 가져온 빵과 주수를 우물우물 씹어 먹었다. 배는 채워야지. 8시 15분에 탑승을 한 비행기는 8시 45분 정각에 이륙을 했다. 마드리드까지는 불과 1시간의 거리다. 마드리드에서 리스본으로 올 때는 기차를 타고 10시간을 넘게 달려왔으니 비행기가 빠르긴 빠르다.  


노을이 지고 있는 대서양 상공을 비행기는 끝없이 날아갔다.

 

10시 55분(현지시각). 비행기는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했다. 페루 리마로 가는 원 월드 세계일주 항공권의 좌석을 배정받기 위해 트랜짓 센터(Transit center)로 갔다.


“안녕하세요? 저희들 결혼 기념으로 남미 여행을 가는데… 가능하시다면 창가 쪽 좌석을 좀 배정해 주시겠습니까?”
“그렇게 해보도록 하지요.” 


항공사 창구직원이 웃으며 흔쾌히 창가 쪽 좌석을 배정해 주었다. 빨간 재킷을 입은 안내원이 터미널 1로 가는 버스를 타라고 했다. 터미널 1, B19번 게이트. 통로를 따라 비행기에 오르니 창 측 좌석이다. 좌석에 앉아 이륙을 기다리고 있으나 1시간이 넘도록 비행기는 이륙하지 않았다. 


리마로 가는 비행기는 만원이다. 모두가 유럽의 여행객들이다. 동양인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유럽의 많은 여행객들은 저가 항공을 타기 위해 마드리드로 온다. 스페인이 남미를 정복한 이후 마드리드는 남미로 가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짐을 싣는데 문제가 있어 비행기 출발이 지연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비행기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렸던 아내는 그만 저혈당 증세가 있어 초콜릿을 씹어 먹었다.  


14시 24분, 드디어 비행가가 이륙했다. 이베리아 항공 소속 IB 6651 점보 비행기는 망망대해 1만 미터 대서양 상공을 날아갔다. 남미로 가는 길이 이렇게 힘들고 멀단 말인가? 하기야 옛날에는 모두 목숨을 걸고 범선을 탔지 않았던가. 500년 전 모험가들은 신천지를 찾아서 목숨을 담보로 한 항해를 하였다. 


나는 무엇인가를 위하여 목숨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성공, 사랑, 탐험, 혁명, 전쟁, 일… 무슨 일이든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어야 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대서양 창공을 나는 비행기 속에서 나는 목숨을 걸고 항래를 했던 엔히크 왕자, 콜럼버스, 그리고 바스코 다 가마를 상상하며 내 몸을 태양의 대륙 남미 땅으로 내 던졌다. 나를 태양의 대륙 남미 땅에 방목시키자!


비행기는 대서양을 횡단하고, 아마존을 횡단한다. 정말 긴 비행이다. 현지시각 오후 19시 30분, 드디어 우리는 페루 리마 공항에 착륙했다. 태양의 나라 페루는 어둠 속에 묻혀있다. 드디어! 태양의 대륙 남미 당에 도착했다! 배낭을 메고 공항 밖으로 나가는 데 배낭이 무척 가벼웠다. 리스본에서 무거운 옷을 한국으로 모두 보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 여행은 깃털처럼 가볍게 해야 한다. 그러나 남미대륙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운명의 여신은 우릴 또 다른 시험대로 올려놓고 만다. 


★무슨 일이든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어야 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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