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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라 Apr 01. 2018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닙니다

4월은 희망의 계절입니다




4월! 희망의 메시지  

   

정성성이 부처입니다.

무엇이든지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 일은

제대로 되는 법이 없습니다.  

    

모든 초목이 스프링처럼 일어나며

싹을 틔우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만물이 용솟음치는 4월이 왔습니다.

농부들에게는 가장 바쁜 철이기도 합니다.     


그제 전곡 모종상에 갔더니 봄채소 모종들이 모두 나와 있습니다. 

방긋 웃는 새로운 생명들을 바라보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텃밭에 심을 모종들을 골랐습니다.

청상추, 로메인상추, 쑥갓, 오크상추, 겨자상추...

양배추, 적양배추, 케일, 브로콜리, 비트, 봄배추…….등 

모종을 골라 담고

텃밭으로 오는데 가슴이 설렙니다.    

  


모종을 심을 텃밭은 보름 전에 퇴비와 깻묵퇴비를 풀어서

미리 일구어 놓았습니다. 

가스가 방전된 흙은 참으로 부드럽고 

모종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의 유일한 도반인 무공거사(응규)와 함께

한 땀 한 땀 모종들을 정성스럽게 심었습니다.     


모종을 심는 것만으로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정성스럽게 가꾸어야 합니다.     


물을 아주 천천히 주고

고라니와 노루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노루망을 치고

벌레들을 방제하기 위해 나비망을 둘러쳤습니다.    

 


농약을 일체 하지 않는 유기농 자연농사를 짓기 때문에 

농약대신 망사를 둘러쳐야 합니다.


금년 겨울에는 고라니들이 양파와 대파까지 모두 뜯어 먹어버렸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우니 먹을거리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노루망을 이미 쳐 놓았지만 그 걸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새로 노루망을 사와서 이중으로 둘러쳤습니다.   

  

당근씨를 뿌리고

열무씨도 파종을 했습니다.

감자씨를 묻고


토마토와 가지, 고추를 심을 이랑도 일구어 놓았습니다.     

해가지고 어두워 질 때까지 

무공거사와 함께 텃밭에서 일을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며 무공거사와 함께  곡차 한잔을 마셨습니다.

몸은 솜처럼 노곤하지만 기분 좋은 피로감입니다.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닙니다.

4월은 희망이 샘솟는 달입니다.     

희망의 계절 4월!

산수유 꽃이 벌써 엷어지고 있습니다.

샛노란 색을 지우개로 지우듯이 날마다 엷어져 갑니다.     



참나무에 표고버섯이 송골송골 열어가고 있습니다.     

아내는 텃밭에서 여린 냉이와 쑥을 캐냈습니다.      

코끝에 와 닿는 냄새가 미각을 돋웁니다.      

군자란이 곱게 피어나 금가락지 뜰을 아름답게 장식을 해주고 있습니다.     

겨우내 갑갑한 거실에 가두어 두었던 화초들도 밖으로 내어 놓으니

신선한 산소를 마음껏 마시며 춤을 추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들에게 불성이 있듯이 

어린 모종들에게도 불성이 있습니다.     

저 모종들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모시고

하루하루 수행의 마음 밭을 일구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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