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나무와 하늘의 인연
연휴 첫날 언니네 가족과 함께 고창나들이를 했다. 고창은 전라북도에 위치해 있다. 고창하면 떠오르는 것이 복분자, 고인돌 유적지와 선운사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언니가 직접 만든 사골국을 먹고 고창으로 출발했다.
아침부터 뻐근한 몸을 풀어주기 위해 석정온천 휴스파를 갔다. 아침밥을 먹고 9시에 출발해서 10시에 도착했는데 석정휴스파에는 인산인해였다. 아니 오늘 연휴 첫날인데 다들 어디서 온거지? 설마 다들 고창 사람들인가? 석정휴스파는 목욕탕과 워터파크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석정휴스파에서 따뜻한 물론 온몸을 지지고 워터파크에서 열심히 논 뒤, 금단양만 식당에 풍천장어를 먹으러 갔다.
금단양만풍천장어집은 1층 작업장에서 먹고 싶은 만큼 장어를 사서 2층에 올라가서 직접 구워먹는 셀프식당이다. 우리 가족은 모두 7명이었지만 딸과 아들은 장여를 좋아하지 않아서 성인 5명 기준으로 주문했다. 5명은 3kg를 주문하면 딱 적당하다. 1층 작업장에 안내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풍천장어 3kg를 사서 2층으로 올라가면 직원이 상추와 각종 야채와 그릇을 세팅해준다. 숯불이 들어오면 천천히 구워먹으면 되고 나머지 반찬과 양념장은 셀프로 가져다 먹으면 된다. 숯불 모양을 보니 질이 좋아 보인다. 다년간 숯불갈비와 장어를 먹어본 경험에서 나온 숯불 평가다. 1층 작업장에서 넌지시 장어 손질할 때 보았는데 예전 남해에서 먹었던 장어와 크기와 모양이 비슷해 보였다.
연애시절 남편과 남해 쓰러져 가는 작은 장어집이 있었다. 그곳에는 나이가 지그시 드신 할머니 한분과 딸이 운영하는 장어집이 있었다. 우연히 들어가 장어 손질하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고 장어를 처음 먹어보게 되었다. 그 장어는 크지도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입에 감도는 장어맛은 참 맛있었다. 그 후에 다시 가보았지만 이미 문을 닫아 장사를 하지 않아 안타까웠다. 그 맛을 내는 장어집은 아직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오늘 맛본 장어는 그 맛과 비슷했다. 싱싱하고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다. 5명이 3kg 장어를 거의다 먹어갔다. 그 순간 언니가 또 더 사러 갈까봐 몰래 1층에 가서 1.5kg를 더 구입해 올라왔는데 우리 배불러서 이제 못먹어요. 허걱 어찌하나 고민하는 순간, 저녁에 숙소에 가서 먹으면 된다고 언니가 얘기했다. 숯불이 좋으니 초벌구이를 해서 포장하고 소스는 1층 작업장에서 얻어왔다. 주분은 꼭 인분에 맞게 하시면 됩니다.
풍천장어로 배를 채우고 고창 선운사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병바위 길이 있다. 시간 되시면 꼭 가보기를 추천합니다. 고창 선운사는 나무와 하늘, 졸졸 흐르는 물줄기, 산사의 여유로움의 매력이 있는 산길이 좋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길을 따라 주욱 오르다보면 큰 개울가에 물이 흐르고 그 물가에 나무와 하늘이 비친다.
선운사에 도착 후 산사의 고요한 중엄함을 체험하고 다시 산행에 이른다. 개울가 옆길을 걷다보면 개울가 양옆에 나무의 굵은 뿌리들이 서로 얽히고 얽혀 장엄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산길의 고요함을 함께 보고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돌아갈 길이다. "엄마는 나무를 보면 기분이 좋아져. 딸아 너는 무엇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 저는 하늘이요." 별을 좋아하는 딸이 하늘을 이야기한다.
2025년에 나무를 땅바닥에서 하늘위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나는 눈 위치를 바꾸어 본 것이다. 앞에서만 보았던 나무는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와 감동을 주었다. 나무를 앞이 아닌 아래에서 본 장엄함은 하늘이 있기에 가능했다. 사람도 사람을 볼 때 항상 보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본다면 새로운 관계맺음이 가능할 것이다.
나무는 하늘을 향해 자라고 하늘은 나무와 함께 존재하기에 빛나는 건 아닐까? 고창 선운사에 와서 나무를 좋아하는 나의 이야기와 하늘을 좋아하는 딸의 이야기로 고창 선운사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고창 선운사는 우리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물했다. 고마워 나무야, 사랑해 하늘아.
여러분 설 연휴 첫째날을 잘 보내고 계신가요? 가족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위해 산사를 찾아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산사는 행복입니다. 고요한 숲의 외침을 즐겨보아요. 사랑합니다.^^ 까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