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는
퇴근 후 저녁을 간단히 먹고 산책같은 운동을 나갔다. 이사전에는 1만킬로씩 걸었다. 이사온 집이 산책 코스의 반 정도 되는 위치라 운동하는 거리가 짧아졌다. 7,000보를 걸었다. 내 터닝포인트는 생태공원이다. 항상 주인과 다니는 흰색과 검은색 털이 있는 강아지, 아이스크림 사들고 가는 아저씨, 매일 운동하는 청년, 손잡고 산책하는 중년부부, 밤하늘의 별, 생태공원 수풀 사이로 숨어 겨우 울음소리내는 아기고양이, 학원갔다 집으로 뛰어가는 초등학생, 평생교육원에서 수요일마다 노래하는 중년의 아저씨들 모두가 내가 산책할 때마다 그 자리에 있다. 나 또한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이겠지 싶다.
지나가는 경로에 중앙도서관이 있다. 그 앞에는 낮에 태양광 빛을 에너지로 만들어 꾸며놓은 전시물이 있다. 저녁에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그 앞에 사랑을 표현하는 하트 모양이 설치되어 있다. 하트 뒷모양은 쇠막대기로 받쳐 있고 앞모양은 빨간색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하트모양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랑은 서로의 예쁘고 잘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 뒷면에 숨겨진 아프고 쓰라린 이야기는 숨긴채 지낸다. 물론 사랑이 무르익으면 그 아픔이나 꺼내기 힘든 상처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반면에 사랑이 깊어지면 상대방의 힘든 상처를 함께 할 자신이 없어 도망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사랑이 얇아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아니면 그 상처가 걸림돌이 되어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져 사랑이 식은 것일수도있다.
세상살이는 모든 일은 사랑만으로는 어렵다. 사랑의 뒷편에 정서적 갈등(미움·죄의 유혹)과 현실적 압박(경제·건강·관계의 불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니까 그 사람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소유 욕구가 생기면 질투와 미움이 생긴다. 질투와 미움은 사랑하는 마음을 변질시킨다. 또한 사랑하다 경제적인 압박과 건강과 관계의 불안도 사랑을 지워버릴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물론 이와 상반된 진실된 사랑이 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된다.
생태공원 능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밤이 어둠고 깜깜한데도 능선이 밝게 비치는 이유는 산너머에 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두운 생태공원 하늘에 별이 빛나고 있다. 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별의 개수를 세며 우리 둘찌를 생각한다. 별을 좋아하는 아이. 하늘의 별을 찍어 문자로 보냈지만 하나도 안 보인다. " 엄마 별은 사진으로 찍으면 하나도 안 나와요.""엄마는 생태공원 하늘에 있는 별을 보니 별을 좋아하는 우리 딸이 생각나네."딸이 나의 메시지에 하트를 눌렀다. 행복했다.
세상살이는 사랑만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면 내게로 와 행복사탕이 된다. 행복사탕은 내 머리속의 고통과 쓰라린 상처를 잊게 하는 마력의 힘이 있다. 사랑하는 마음과 하트가 만난다면 그것보다 더 큰 삶의 힘은 무엇이 있을까?
딸의 하트에 나의 마음은 사르르 빵빠레가 되어 달달함에 빠져든다. 세상살이는 사랑만으로 충분하다. ^^*
수수한 수요일 맞이하세요~까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