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고랑

목련꽃 필 무렵

by 매일글쓰는교사

제목 : 우리집 조명가게


우리집 부엌 창가에 오래전부터 나를 설레게 하는 녀석이 있다. 희고 고운 자태를 숨기고 또 숨기고 언제쯤 환한 웃음으로 나에게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2주전에 요 하얀 제비추리는 솜털속에 갇혀 있었다.

솜털.jpg 2주전 부엌 창가에 비친 목련 새싹

3주를 솜털속에 버티다 어느새 하얀 제비추리 모양의 동그란 꽃봉우리가 맺혔다. 보송보송 솜털이 언제쯤 지나갈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아이들과 열심히 공부하는 사이 잠깐 한눈 팔았더니 어느새 하얀 천사로 꽃잎이 나왔다. 어쩜 좋아. 어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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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길쭉이들이 하늘로 하늘로 치솟고 있다. 딸이 보는 제비추리 목련의 모습은 사추기딸 얼굴에 핀 피지모양이란다. 꽃잎이 2장일때는 하트모양이란다. 남편은 목련꽃 봉우리를 보고 튀밥이라고 한다. 한참 웃었다. 그도 그럴것이 튀밥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나는 아무리 봐도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어두운 거리를 비춰주는 조명등처럼 보인다. 하얀색 길쭉한 등이 거리를 비출때 사람들은 목련 꽃봉우리에 홀딱 반해 지나치지 못한다. 사거리 신호등 옆에 있는 초등학교에 활짝 핀 목련은 더 이상 기다림이 없는 완전한 꽃이 되어 설레임은 사라진다.

목련.jpg

움츠렸던 꽃잎은 너두나두 하늘 향해 두팔벌려 희고 고운 자태를 뽐낸다. 근엄하고 평화로운 흰색지대는 어느 누구도 침범하지 못한다. 오직 평화와 고요함만 존재한다. 생을 마친 목련꽃은 길위에 내려앉아 사람들의 이부자리가 되고 놀이감이 된다.


솜털에 갇혀 곱고 하얀 자태를 뿜어낸 목련아 어찌 그리 희고 고울까? 누군가 너의 희고 고움을 질투할까 걱정스럽구나. 곧 있을 너의 화려함의 뒷편은 쓸쓸하고 힘겼겠지만 살아있는동안 너의 그 자태는 어느 누구도 도전하지 못할거야.


나는 기대한다. 우리집 부엌 창문밖에 피어나는 조명가게의 파티가 시작되는 날을...... 아직 햇빛의 힘을 충분히 받지 못함을 탓하지 않고 즐기며 기다려보기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늘속에서 서서히 너의 빛을 발휘하는 목련꽃아. 천천히 내게로 오렴. 부엌에서 조명가게의 파티날을 기다리마.

KakaoTalk_20260404_173553167_02.jpg 제비추리, 조명가게 파이팅~~~

오늘은 우리집 부엌 창가에 살고 있는 목련꽃봉우리를 만나보았습니다. 참 예쁘죠? 조명등처럼 생겨 조명가게라 이름짓고 조명가게의 파티의 날을 함께 기다려 보시렵니까? ^^* 까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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