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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영입니다 Jan 14. 2019

AgileFest 회고, 그 다섯 번째

까먹기 전에 쓰는 행사 후기

이전까지 썼던 글들은 네 번째 이야기에서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몇몇 분들은 내가 끊어 쓰기 신공을 벌인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 글을 부담 없이 재미있을 정도로만 작성하고 싶다. 이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행사에서 내가 겪은 일을 다시 돌이켜보며 그 감정을 정리하고자 함이다.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쓰는 것은 아니지만, 나처럼 '같이', '피드백받으며', '학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애자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두둥~의 연속일지라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아마도 이번 글은 하루에 대한 회고인데도 끊어 쓸 듯하여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서론이 길었다.



행사 이틀째, 아침이 밝았다. 주말에도 (술을 아주 많이 마시거나 몸이 아플 때를 제외하고) 8:30~9:00에는 일어나기 때문에 여지없이 9시쯤 눈을 떴다. 그리고 누워서 생각했다. 오늘 다시 그 혼란 속으로 가야 하는 것일까... 과연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제처럼 버티지 못하고 일찍 오게 되면 어떡하나? 


여러 가지 생각하면서 첫날의 느낌을 간략하게 페이스북에 올렸고(네 번째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여러 페친들이 댓글을 달아줬다. 그중, 소중한 지인이 남겨 준 한 마디,

이 글을 보자마자 과연 나는 어제 그 혼돈 속에서 무언가를 어떻게 해보려고 노력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행사를 누가 등 떠밀어서 간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 신청하고 나 스스로 자원봉사자에 지원도 했는데, 무얼 기대했던 것인지 돌이켜 보았다. 상황이 혼란스러웠다면 정리하고자 노력했어야 하고, 프로그램이 적응이 안 됐다면 물어봤어야 했다. 사람들이 어색했다면 인사라도 나눴으면 됐고, 그도 저도 안 됐다면... 흠... 여하튼 나 역시 아무것도 안 해보고 그저 혼란스럽다는 이유로 아니 어쩌면 아무도 나를 신경 써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편해하고 자리를 뜨고 만 것이다.


이미 등록한 행사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오늘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보자는 생각으로 조금은 느지막이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아마도 2시경에 집에서 출발하여 3시 조금 전에 행사장에 도착한 듯하다. 다행히(?) 거실에는 아는 분들, 인경님과 대영님이 계셨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이미 도착하기 전에 디스코드를 통해서 행사장의 모습은 대충 머릿속에 그리고 왔었다. 숙박이 가능한 행사이다 보니 새벽까지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느라 오전 프로그램이 예상처럼 진행되지 못한 점, 자봉단이 아직 뚜렷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점, 창준님은 오늘은 참가하신 점, 그리고 거실을 조금 도움 쉼터처럼 꾸민 점!


막상 각오를 다지고 현장에 갔지만 어색하고 불편한 것은 여전했다. 어색함 속에 이미 먹은 점심을 또 먹다 보니 속도 불편한 것 같고. (아웃백 도시락은 그래도 역시 맛나다!!!) 꽤 오랜 시간 성진님과 창준님이 2층에서(이번 행사장은 2층 집이었고, 계단으로 마당에서 연결되어 있었다.) 참가자 인터뷰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두 분 중의 한분과 교체를 해드리는 것 정도는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어 2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쩌면 거실에 있다 보면 현장팀 자봉(심리적 안전 요원)으로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괴리감 사이에서 불편함을 느낄 것이 뻔하기 때문에 피한 것일 수도 있다.


내가 갔을 때는 가영님이 인터뷰 중이셨고, 잠깐 그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봤다. 그 후 창준님, 성진님과 어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분이 나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두 분께는 동의를 구하지는 않았으나 내 인터뷰 내용을 여기 올리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진행된 인터뷰라서 특별한 형식은 없다. 단지 나의 기분을 이야기한 것뿐인데도 나의 불편함을 표현함으로써 마음이 한결 편해질 수 있고 조금 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서 인터뷰를 가감 없이 올린다. (물론 참가자들에게는 이미 공유된 파일이다.) 

인터뷰 진행 후, 어제 내가 불편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조금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까지 불편해질까 봐, 혹은 괜히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내 기분을 알린다는 것이 어색해서, 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스러워 여전히 편하게 이야기를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마음을 닫는 순간 시도해볼 수 있는 모든 기회가 닫힌다는 생각 역시 든다.


그렇게 조금은 편안해진 상황에서 창준님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참여하러 1층으로 가시고 나는 성진님과 함께 다른 분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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