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여름냄새가 살며시 끼어든다.
조석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다가도
한낮이 되면 이렇게 여름이 오려나 싶은 봄이다.
시간과 자연이 주는 흐름은
그 누구도 거슬러 올라가질 못한다.
어쨌든 시간은 간다.
힘들고 괴로워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도
행복이 넘쳐나 멈췄으면 하는 시간도
시간은 그 누구에게도 마음도 기회도 안 주고
자기 속도에만 맞춰 흘러간다.
더 주는 것도 덜 주는 것도 없이.
따뜻하고 밝은 계절을 시작으로
한 줌 강렬한 햇볕을 더해 뽐내는 계절에
또 쓸쓸하고 석양에 잎들이 물드는 계절을 지나
차디차면서도 포근함을 주는 계절도 오겠지.
계속 그렇게 시간은 흘러간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모여
세월이 되고 인생이 완성되는 거 아닐까.
올해 봄을 어떻게 나는 기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