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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윤 Aug 23. 2024

몰려오는 후회

#일상일기

코로나에 또다시 걸리면서

3일 정도를 정말 억지로 먹고 약 먹고 자고를

반복했던 것 같다.

폭염주의 안내문자가 매일같이 오는

이 날씨에 나는 방문을 닫고 선풍기에만 의존해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가족들은 괜찮다며 코로나보다 더위 때문에

죽을지도 모른다며 방문이라도 좀 열자고 했지만.

수술 이후 면역력이 확 떨어진 엄마까지

코로나에 걸리실까 그럴 수가 없었다.



요즘 코로나는 격리가 권고라지만

알면서 어딜 간다는 건 양심상 그럴 수가 없었다.

체력도 바쳐주질 못할뿐더러.


수영수업은 3번이나 빠지게 되었다.

한참 아플 때는 회복에 전념하느라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조금씩 나아지니 수영생각이 났다.

'내가 빠진 사이에 또 얼마나 진도가 나갔을까..'


마지막 수업 때, 끝에 배영 뜨기를 했었다.

물론 나는 내가 뒤로 눕혀지는 순간부터

패닉이 와 호흡법도 다 까먹고 반대로 숨을 쉬고 있었다.


'배영발차기까지 또 엄청 나갔겠지..'

그러나 나약한 의지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냥 이대로 수영 그만 나갈까.'


30 넘게 인생을 살면서

어쩌면 나는 내가 의지가 상당히 약한 사람이란 걸

알고 있어도 모른 척했는지도 모른다.


최근 들 메타인지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스스로 파악하고 사고하는 능력이라고

얼핏 봤던 것 같은데

나는 30이 넘은 이제야 메타인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배움과 습득이 남들에 비해 느린 사람이었다.

그럼 더 끈기 있게 해야 했는데

나는 그냥 그 사이에 포기하는 사람이었.




하도 기침하느라 결린 가슴을 한숨과 함께

펴면서 침대에 드러누웠다.

'나는 교대근무를 하지 말았어야 해.

 상근직으로 차라리 계속 경력을 쌓았어야 했는데..'


내 몸 깎아 버는 돈이 뭐 그리 많아 보였는지.

한번 크게 아파봤어서도 그 이후에도

나는 교대근무를 했까.

젊은 내가 어떻게든 버텨줄 거란 생각한 걸까.


이래저래 온갖 나 자신에게 실망하고

마음에 안 드는 점들만 끄집어내 스스로를 질타하고 있었다.


굳이 몸도 아픈데 마음까지 아프게 한다.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외면한 걸까.

이렇게 살아온 나 자신에게 많이 미안해졌다.


이제라도 알아 다행인걸까.

스스로를 좀 더 알아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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