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go Mar 10. 2020

그냥 길을 걷고 싶다.

불행하게도 이젠 더 이상 소박한 바람이 아니다.

아침부터 비가 뿌린다. 팬데믹 코로나 바이러스가 싹 씻겨나가면 좋으련만, 세상이 절망에 빠지고 있고 주가는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막 한가운데서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물의 중요성, 우리는 지금 맑은 공기를 마시며 편안한 마음으로 거리를 걷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학교 연구실로 가는 분당 수서로를 달리며 에디 히긴스(Eddie Higgins)의 My foolish my heart를 들었다. 폐부를 훑으며 지나가는 심드렁한 베이스 저음과 타닥거리는 명랑한 드럼 소리, 노련하게 밀고 당기는 피아노의 선율이 운전을 방해할 정도로 좋았다.  길 가에 차를 세우고 운전석 의자를 눕히고 여유 있게 듣고 싶었으나 분당 수서 고속도로는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 내 인생이 바로 이렇구나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분으로 살고 있겠구나.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만한 느긋함이 사라진 지 오래이겠구나.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행복을 오늘 저녁 한번 가져 볼까나. 비 오면 파전과 막걸리 그리고 재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