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애주가로서, 술을 가까이하다 보면 체중은 계속 불어나기 마련인지라 간헐적으로 체중 조절은 했었지요.
단, 운동 없이 금주와 절식을 통해서만요.
하지만 사실 이 방법은 극초반에만 효과가 있고, 몸이 적응하면 이내 체중 감소 속도가 더뎌지기 마련입니다(물론 체질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건강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체중 감량을 하려면 식단과 금주, 운동을 병행하는 게 제일 좋겠지요.
물론 저도 압니다. 하기 싫을 뿐!
그래도 시도해 보지 않은 건 아니라서, 퇴근 후 운동하겠답시고 홈트 기구를 사고(당근했습니다), 실내 사이클도 사보고(국민 옷걸이라고 읽는), 헬스장도 끊어보고(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수영도 해보고 이것저것 시도해 봤지만, 놀랍게도 어느 것 하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애당초 운동으로 살을 뺀다는 건 진작 포기한 채 3n년을 살아오고 있었죠.
앉을 수 있는데 왜 서있고, 누울 수 있는데 왜 앉아있어야 하죠?!
누울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해 눕는 사람,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
전 주말엔 집에서 충전해야 하는 INFJ!
아무 일이 없어도, 집에서 침대랑 데이트하려고 연차 내는 사람...!
예, 바로 접니다.
그런데 아주아주 갑작스럽게도, 다음 주말에, 어쩌면 아주 오랫동안 박제될지도 모르는!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예... 따뜻한 봄을 핑계로 이것저것 주워 먹고 마시던 시기인지라 체중이 꽤 불어나 있는, 하필 이때요.
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건 15일 월요일.
다음 주 주말까지는 단 11일만 남아있는 상황...!(중간에 하루는 멀리 가야 해서 뺐습니다.)
급하게 평소 운동 좀 하는 지인들에게 SOS를 쳤습니다.
열흘 안에 최소 5kg는 빼야 한다고요... 그랬더니만...
...?
...?
그들이 준 11일 속성 다이어트 해결책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식단
아침 : 계란 흰자 2개 / 사과 반쪽 / 바나나 하나
점심 : 식이섬유(생당근) 100g / 닭가슴살 100g / 고구마 물에 삶은 거 100g
저녁 : 점심 동일
운동
퇴근 후 매일 5km씩 뛰기 / 저녁 먹은 후 스쿼트&홈트 1시간 이상
그리하여 목요일인 오늘,
운동 4일 차, 식단 3일 차가 되었습니다.
식단은 듣자마자 당일 배송으로 시킨 터라, 월요일부터 바로 시작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 흔적이 바로 이 글의 커버 이미지랍니다. :)
아직까진 지인들이 정해준 식단과 운동 모두 지켰습니다.(+중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추가 정도)
(+수요일에 근육통이 심하게 와서, 실외 조깅 대신 옷걸이로 쓰던 실내사이클로 대체)
유의미한 변화는 아니겠지만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살짝 공개하자면, 월요일 공복에 비해 목요일인 오늘 공복 기준 1.5kg 정도 줄었습니다.
다음 주 글에서 성공과 실패 여부가 어느 정도 드러날 것 같네요!
그러니까 이 글은, 평생 운동과 담을 쌓고 살아온 한 1인가구 가장의 처절한 단기 다이어트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