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이슬 Aug 17. 2023

05. 충청도&전라도 1박 2일 여행기 (1)

feat. 싸이 흠뻑쇼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현재 파주 시민입니다.

사실 파주가 아니라 서울에 산다고 해도, 전라도를 그것도 주말에 1박 2일로 다녀오는 미친 계획을 짜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예, 그게 바로 뽀로로즙니다).

주말에 파주에서 서울로 진입했다가, 전라도를 찍고 충청도에 들러 다시 서울-파주로 돌아온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뽀로로가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습니다...

그냥 대장 뽀로로가 싸이 흠뻑쇼도 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뽀로로 단톡방에 툭 던진 한마디.

그리고 별생각 없이 티켓팅이 그렇게 어렵다던데 설마 되겠어? 하고 도전했다가 덜컥 성공해 버린 연뮤덕(연극/뮤지컬 덕후)인 북이슬... 지정석 가장 앞열, 그것도 네 자리 연속 예매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흠뻑쇼가 진행되는 여러 도시들 가운데, 뽀로로 대부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도시인 전라북도 '익산'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기왕 공연 보러 가는 거, 새로운 지역 구경까지 한꺼번에 해결하자는 취지였지요.

(그러지 말았어야 되는데...)


토요일. 파주에서 새벽 세 시에 기상해, 서울에 사는 막내 뽀로로를 픽업해 렴치 뽀로로네로 향했습니다.

차가 막힐 게 뻔했으니 최대한 새벽에, 차 한 대로 움직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죠.

렴치 뽀로로네 주차를 하고 셋이 모여 대장 뽀로로를 픽업하러 떠났습니다(병약이 뽀로로는 흠뻑쇼에 가면 반드시 몸살에 걸릴 것이라는 판단하에 이번 여행에는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반성해 병약E!).

그리하여 네 명의 뽀로로가 만난 시간은 오전 07시.




혹시 그거 아시나요? 인구 50만 명의 대도시, 파주엔 맥도날드 매장이 단 하나도 없답니다.

기왕 서울까지 온 김에 24시 맥도날드를 딱 갔는데...!

4년 만에 맥도날드 트리플 치즈버거를 먹을 생각에 설렜는데...

웬걸... 아침 10시 이전인가?엔 햄버거 없이 맥모닝만 판다더라고요...

퍽퍽해서 맛없었습니다. :(


맛없는 맥모닝을 뒤로하고, 익산엔 아침 10시에 도착했는데요!

전 항상 먹는 데 진심인 대문자 J여서, 계획이 다 있었습니다!

바로 아침 일찍 연다는 실비집!

실비집은 따로 안주를 주문하지 않고, 술을 시키면 알아서 안주가 나오는 가게를 말하는데

수도권에선 사실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죠.

10시 오픈이라고 되어있긴 했지만, 그래도 술집인지라 내심 불안했는데 다행히 오픈을 하셨더라고요!



가게 안에서 막걸리를 드시고 계신 분이 있어, 당연히 사장님인 줄 알았는데 그냥 단골이셨습니다...!

단골손님이 사장님께 바로 전화해 주셨는데, 근처에 있다며 금방 오셨어요!(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서울놈들이 와서 술을 마실 거라곤 상상도 못 하셨겠죠?)



메뉴는 딱 하나입니다. 소주든 맥주든 막걸리든, 3병에 2만 원. 그리고 추가 1병당 5천 원씩!

그리고 역시 전라도 식당답게 밑반찬이 쉴 새 없이 깔립니다.

마시느라 더 찍지 못했는데, 이후로도 해물파전 등등 메인 같은 안주가 좀 더 나왔습니다.

(원래 수육도 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고기를 삶지 못하셨다며 이것저것 챙겨주셨어요.)


파주랑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멀리서도 왔다며 자꾸 뭘 먹이려고 하셨는데...

심지어 옆 테이블에서도 이거 맛있다며 안주를 나눠주셨어요...!(예, 저희 말고도 낮술을 하는 어르신들이 또 계셨습니다.)

밑반찬, 안주들 다 맛있었는데 역시 제일 맛있었던 건 익산 전통 막걸리라는 '고운님' 막걸리...!

위 사진 가장 좌측에 있는 막걸리입니다...! (역시 낮술은 막쏘...!)


넷이서 배 터지게 식사를 하고, 술도 6병 마신 결과!(술은 렴치 기사님을 제외한 셋만 마셨습니다!)

총 3만 5천 원이 나왔답니다...! 대박 사건...!!!

(이런 맛집 특) 우리 집 앞엔 없음...)



너무 이르게 움직였던 터라 낮술(사실 아침술)을 거하게 마셨는데도 시간이 남아서,

지나가다 익산시 맛집 현수막도 구경하고, 근처 한옥도 구경하고, 카페도 한 번 들고!

펜션 입실 시간이 되자마자 들어가서 낮잠을 좀 잤습니다.

싸이 콘서트의 시작 시간은 저녁 6시 42(싸이)분이라 여유가 좀 됐거든요.




허성태님의 영상으로 시작한 싸이의 흠뻑쇼.

사실 흠뻑쇼 시작 전에는 주차 공간이 너무너무너무 협소하고 자리가 없어서 멀리 댄 터라,

땡볕더위에 엄청나게 지쳐있었습니다.

또 몰린 인파에 비해 화장실도 협소해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기 위해선 무려 90분 이상 줄을 서있었어야 했는데요...(병약E가 왔으면 진짜로 쓰러졌을 거예요...)


오프닝이 시작되고 물을 뿌리기 시작하자마자, 거짓말같이 힘들었던 기억이 싹 사라졌답니다...!



익산의 게스트는 성시경님 그리고 제시님!

사실 희재를 불러주길 바랐는데! <뜨거운 안녕>, <너의 모든 순간>, <거리에서>였나? 세 곡을 불러주셨어요.

귀 호강 발라드는 여전하시더라고요...


제시님은 <줌>, <어떤 X>, <눈누난나>로 분위기를 확 살려주고 가셨고요!


정말 단 1분도 쉴 틈이나 분위기가 처지는 순간이 없었습니다...! 싸이님 체력 대단...!

가수뿐 아니라 관객 체력도 상당히 요구되는 콘서트였는데 신기했던 건 모녀-모자나 부녀-부자끼리, 혹은 가족이 다 같이 콘서트에 온 분들이 꽤 많았다는 건데요.

(공중에서 드론이 돌아다니며 간간이 날뛰는 관객들을 전광판에 비춰줬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들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셔서, 인상적이었답니다. :)


대충 이런 분위기였답니다...! 폭염 따위 느낄 새도 없는!


사실 앞쪽이 스탠딩이고, 뒤쪽이 지정 좌석이어서 설마 여기까지 물이 오겠어... 하고 방심했는데, 어림없었습니다... 무대 모든 곳에서 물이 나와서, 어느 곳에 있든 머리부터 발끝, 속옷까지 싹 다 젖을 수밖에 없어요...!


저흰 18시 30분부터 22시 30분까지, 4시간 정도 신나게 뛰어놀다가 저 많은 인파가 한 번에 나오면 펜션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서 귀가했는데요. 23시가 넘어서까지 앙코르 공연을 계속 이어갔다고 하더라고요. :)


펜션에 돌아오고 씻으니 자정이 넘은 터라, 원래 나가서 먹으려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근처 치킨집에서 배달을 시켜, 소맥을 먹고 꿈나라로 향했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로 옆의 도시 군산으로 향했는데요.

올라오던 길에 예기치 않게 계획에 없던 부여군까지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군산&부여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







-to be continued





※뽀로로즈 멤버 소개

대장: INFP. '넓고 얕은 찍먹'이라는 좌우명으로 한라산 등반, 낚시, 해루질, 볼링, 탁구, 포켓볼, 골프, 뮤지컬, 콘서트 심지어 해외여행까지도 가장 앞장서서 리드하는 만악의 근원. 평소엔 MBTI가 I와 F라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대장 뽀로로. 다만 알코올이 들어가면 미친 E와 F로 변신하곤 함. 자주 하는 말은 '득근득근!', '사람은 그렇게 쉽게 안 죽어...' 그리고 '막내는 지치면 안 돼!'


개장: INFJ. 길드장이었으므로 '대장'이라는 호칭으로 자주 불리곤 했는데, 술 먹은 다음 날 '내가 또 술 마시면 진짜 개다!'라는 말을 하고선 하루 이틀 뒤에 술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보여, '개'+'대장'='개장'이라는 호칭으로 바뀌게 된 비운의 인물. 일요일엔 충전을 위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뽀로로즈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아서 매번 슬퍼함.


렴치: ISTP. 뽀로로즈 모임의 공식 운전기사. 대장이 짠 계획을 렴치가 완성하므로 그야말로 만악의 근원 2라 할 수 있음(주로 뽀로로들을 집 앞에서 태워다, 일정이 끝나면 집 앞까지 내려줌). 공식 별명인 '렴치'는 '파렴치한'의 줄임말로, 사회통념상 비춰보았을 때 지나치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아가와 교제한 적이 있어 붙여짐.


병약이(E): ENFJ. MBTI 검사상 E 성향 99%가 나온 확신의 외향인. 하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은 연약한 체격과 병약한 체력을 타고나 본의 아니게 뽀로로즈 모임에 불참하곤 하는 비의 인물. 앓아눕느라 모임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재밌어 보이는 사진이 단톡방에 끝없이 올라올 경우, 침상에서 남몰래 눈물을 닦아내곤 함.


막내: ISTP. 모임의 유일한 20대이자, 뽀로로즈 공식 막내. 렴치를 제외한 모두에게 배려와 귀여움을 받고 있지만 한참 연하만을 편애하는 렴치에게 막내는 그저 노인네일 뿐. 20대다운 강인한 체력으로 대장의 넓고 얕은 찍먹을 가장 먼저 지지하는 만악의 근원 3. 대장과 함께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유이한 득근파 중 하나.




※ 본 매거진은 연재 전 뽀로로즈 모두에게 연재 동의를 얻었으나, 개개인의 신변 보호를 위해 신상이 특정될 수 있는 부분은 조금의 각색을 거쳤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점을 제외하고 앞으로 서술할 모든 일들은 100% 실화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혹 다섯 중 한 명이라도 알아보신 지인께서는 부디 못 본 척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04. 생애 첫 해루질 도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